방아쇠 수지(Trigger finger)는 손가락을 구부리고 펼 때 힘줄(건)이 걸렸다가 갑자기 풀리면서 '딸깍' 또는 '뚝' 소리와 함께 탄발(튕김)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손가락을 펼 때 마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지고, 그 저항을 극복하면 손가락이 튕기듯 펴지는 특성이 있어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협착성 건초염(stenosing tenosynovitis) 또는 수지 굴곡 건활막염으로도 불린다.
정의 및 병태생리
손가락을 굽히는 데 사용되는 굴곡건은 손바닥과 손가락을 따라 터널 구조의 막(건초)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막은 군데군데 단단한 인대로 두꺼워진 부위(활차, pulley)를 형성한다. 방아쇠 수지는 주로 힘줄과 활차의 크기가 맞지 않게 되어 발생한다. 특정 원인에 의해 힘줄에 염증이 생겨 힘줄이 부어오르고 결절(매듭)을 형성하면, 부은 힘줄이 활차를 통과하지 못하고 걸리게 된다. 힘줄이 좁은 통로를 억지로 통과할 때 방아쇠와 유사한 탄발 현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경우 A1 활차 부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드물게 다른 활차 부위나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원인
방아쇠 수지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다음과 같은 요인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며, 이 경우 여러 손가락에 동시에 증상이 나타나고 증세가 심한 경향이 있다.
- 손잡이가 달린 기구나 운전대를 장시간 쥐는 직업, 드릴과 같이 반복적으로 진동하는 기계를 사용하는 직업 등 손가락을 반복적이고 강하게 사용하는 환경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 골프 등 손가락과 손바닥에 많은 힘을 주는 활동 후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 가족력, 염색체 이상 등 유전적 요인이 관여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되나,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증상
초기에는 손가락을 굽히고 펼 때 걸리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나타나며, 손바닥과 손가락이 연결되는 관절 부위에 압통과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진행되면 힘줄에 결절이 형성되고, 손가락이 구부러진 상태로 고정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방아쇠 수지는 40세 이상의 성인에게 흔하며, 주요 발생 부위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손가락이다. 소아에게는 선천성 방아쇠 무지(엄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신체 검진(촉진)만으로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손가락 밑부분의 압통과, 손가락을 굽히고 펼 때 힘줄이 걸리는 느낌을 통해 확인한다. 필요한 경우 초음파 검사로 힘줄의 부종과 주변 염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치료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된다.
- 비수술적 치료: 증상이 경미하면 손가락을 안정시키고, 밤에 보조기를 착용해 손가락의 잠김과 구부러짐을 방지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습열 등의 보존적 치료가 부종과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면 염증 부위에 스테로이드(호르몬제) 국소 주사를 시행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단순한 처치로 시행할 수 있으며, 주사로 약 75% 정도의 환자에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피부 위축, 피부 변색, 힘줄 퇴화·파열, 시술 시 통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반복적인 주사는 합병증 위험을 높이므로 신중히 시행해야 한다.
- 수술적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손바닥에 1cm 내외의 절개를 가하여 힘줄이 지나는 통로(활차)를 절개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대부분 국소 마취로 시행되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로 통로를 열어주면 힘줄이 지나는 동안의 마찰이 사라져 증상이 해소된다. 단, 오랫동안 손가락 중간 마디를 제대로 펴지 못한 경우 관절에 무리가 가서 수술 후에도 통증이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드물게 반사성 교감신경 이영양증, 염증, 운동 제한, 감각 마비 등의 합병증이 보고된 바 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손가락 관절의 강직(굳어서 움직이지 않는 상태)이나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 관리가 권장된다.
관련 질환
방아쇠 수지는 듀피트렌 구축, 건초염 등과 관련 질환으로 분류되며, 여러 손가락에 걸쳐 나타나는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 통풍 등 전신 질환과의 연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진료과로는 정형외과와 성형외과가 해당한다.
참고 자료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방아쇠 수지(Trigger finger)"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수부(손) 및 미세재건 클리닉, "방아쇠 수지"
- MSD 매뉴얼, "방아쇠 손가락"
- 대한정형외과학회지(2007), "A3 활차에서 방아쇠 수지를 발생시킨 굴곡 건의 고립성 활액막 연골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