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發熱, fever)은 체온이 정상 범위 이상으로 상승하는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 관점에서 발열은 단순히 체온이 오르는 현상 그 자체라기보다, 시상하부의 체온 조절 중추가 체온 설정점(set point)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몸 전체의 체온이 올라가는 병적(病的一)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질병이나 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 일반적인 정상 체온인 36.5~37.5℃를 기준으로 37.5℃ 이상의 체온 상승을 임상적 발열로 본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의학정보에 따르면 구강 체온이 37.8℃ 이상이거나 직장 체온이 38.2℃ 이상이면 발열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발열은 신열(身熱), 장열(壯熱)이라고도 불리며, 의학 용어로는 파이렉시아(pyrexia)라고 한다. 체온이 상승하는 동안에는 일반적으로 오한(추위를 느끼는 증상)이 동반되며, 이는 체온 설정점이 올라갔으나 실제 체온이 아직 그 설정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몸이 열을 발생시키고 보존하려는 반응으로 나타난다.
발열의 기본적인 발생 기전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외인성 발열인자(exogenous pyrogens, 예: 세균 내독소)가 면역세포를 자극하면 인터루킨-1(IL-1), 인터루킨-6(IL-6), 종양괴사인자(TNF) 등의 내인성 발열인자(endogenous pyrogens)가 방출된다. 이들 내인성 발열인자는 뇌혈관 내피세포에 작용하여 시클로옥시제나제-2(COX-2) 등의 효소를 활성화시키고, 그 결과 프로스타글란딘 E2가 생성된다. 생성된 프로스타글란딘 E2는 뇌 조직 내로 확산되어 시상하부 전구역(preoptic area)의 체온 조절 중추에 있는 신경세포 표면의 EP3 수용체에 작용하여 발열을 유발하는 신경 회로를 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열 생산이 증가하고 체표면으로부터의 열 발산이 억제되어 중심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발열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감염성 질환으로, 세균, 바이러스, 리케차 등의 병원체 감염이 대부분의 급성 발열을 유발한다. 그 외에도 외상이나 외과 수술에 따른 조직 손상, 종양(암, 육종, 림프육종 등), 혈액 질환(백혈병, 용혈성 빈혈 등), 혈관 장애, 류머티즘열 등의 항원(抗原) 질환, 통풍 등의 급성 대사성 질환이 발열을 일으킬 수 있다. 소아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이 발열의 주요 원인이며, 대표적인 관련 질환으로 인후염, 장염, 후두염, 기관지염, 폐렴 등이 있다.
발열의 종류는 체온의 변동 양상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분류된다. 임상적으로는 정상 체온에서 37.5℃까지를 미열, 37.5℃~38.5℃를 일반적 발열, 38.5℃ 이상을 고열이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또한 체온 변동의 패턴에 따라 지속적 발열, 간헐적 발열, 주기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미열의 경우 결핵, 감염성 심내막염, 만성 염증성 질환, 대사 항진, 빈혈, 임신 등과 같은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어 반드시 안심할 수는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발열 시 나타나는 동반 증상으로는 오한, 구토, 피로, 식욕 부진, 졸음,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이 보고된다. 체온이 1℃ 상승하면 기초대사율이 약 10~12%, 산소 소모율이 약 13% 증가하고, 심박수는 분당 약 15회 증가하며, 하루 체표면적당 불감성 수분 소실이 300~500mL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발열 시에는 탈수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권장된다.
발열 자체가 뇌손상과 같은 치명적 결과를 직접 유발한다는 증거는 확립되어 있지 않다. 생후 6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에서 발열이 있는 경우 2~5%에서 열성 경련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대체로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시상하부의 조절 기능이 정상인 발열의 경우 체온이 41℃를 크게 넘어서는 경우는 드물다.
발열의 치료는 근본 원인에 대한 처치가 가장 중요하다. 세균 감염에 의한 경우에는 항생제가 사용될 수 있으며, 만성 염증이 원인이라면 소염제가 사용될 수 있다. 발열 자체로 인해 불편감이 크거나 열이 높은 경우에는 해열제를 사용하거나 미지근한 물을 이용한 스펀지 마사지(체표 냉각) 등의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해열제 성분으로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계열)과 이부프로펜 등이 있으며, 이들은 시클로옥시제나제의 작용을 억제하여 프로스타글란딘 E2의 생성을 차단함으로써 발열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다만 특별히 높지 않은 발열의 경우 반드시 해열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의학적으로 강조된다.
아울러 발열은 체온 조절 기능의 장애로 체온이 상승하는 고체온증(hyperthermia)과는 구별된다. 고체온증은 발열과 달리 시상하부의 체온 설정점이 상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이 올라가는 것으로, 온열 질환 등의 맥락에서 별도로 관리된다.
발열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의학적 증상 중 하나이며, 이에 대한 진단과 접근은 환자의 전신 상태 파악과 병력 청취, 신체검사, 필요 시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등을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발열이 3주 이상 지속되고 반복적으로 38.3℃ 이상의 체온 상승이 확인되면서 일주일 이상의 입원 검사에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는 "불명열"(fever of unknown origin)로 분류되어 별도의 접근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