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스카(라틴어: Valasca) 또는 블라스타(체코어: Vlasta)는 보헤미아(현재의 체코 지역) 전설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이다. 이 이름은 이탈리아의 인문학자이자 훗날 교황 비오 2세가 된 아이네아스 실비우스(Aeneas Silvius, 1405~1464)가 저술한 《보헤미아의 역사》에 라틴어 형태로 기록되었다.
발라스카는 체코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공주 리부셰(Libuše)의 측근이었다. 리부셰 사후(전설상으로는 약 738년경), 발라스카는 여성들이 남성에게 복종해야 하는 현실에 반발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그녀는 여전사들을 이끌고 프르셰미슬(Přemysl)의 통치에 맞서 싸웠으며, 이는 체코 신화에서 '소녀전쟁(Dívčí válka)' 또는 '처녀들의 전쟁(Maidens' War)'으로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발라스카는 여성만이 군사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남자 아이들은 오른쪽 눈과 엄지손가락을 절단하여 전투를 못하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그녀는 여성들을 남성으로부터 보호하는 물약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그녀의 거점은 비도블레산(Mount Vidovole)의 '디브치 흐라트(Dívčí Hrad, 처녀의 성)'였다. 발라스카는 7년간의 통치 끝에 프르셰미슬과의 전투에서 전사하였고, 이후 남성들이 다시 권력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발라스카(블라스타)의 실존 여부는 역사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체코의 역사가 프란티셰크 팔라츠키(František Palacký)는 그녀의 삶이 8세기 전반에 있었을 것으로 가정하였으나, 이 또한 가설에 불과하다. 이 이야기는 코스마스의 《보헤미아 연대기》(12세기), 달리밀 연대기(14세기), 바츨라프 하이크의 연대기(16세기) 등 여러 중세 문헌에 전승되어 왔으며, 고대 그리스의 아마존 신화와 로마의 사비니 여인 납치 신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체코 민족 부흥 운동 시기에 이 전설은 널리 대중화되었으며, 블라스타라는 이름은 '조국(vlast)'을 뜻하는 체코어와의 연관성 덕분에 여성 교육·사회 단체의 명칭으로도 사용되었다. 대중문화에서는 미국의 텔레비전 시리즈 《제나: 여전사(Xena: Warrior Princess)》에 등장하는 벨라스카(Velasca)라는 캐릭터가 발라스카에서 느슨하게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