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투스탄(Bantustan)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1948년부터 1994년까지 시행한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책의 일환으로, 흑인 인구를 특정 지역에 강제로 격리·수용하기 위해 설치한 명목상의 자치 영토 또는 괴뢰 국가들을 가리키는 역사적 용어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10곳, 남서아프리카(현재의 나미비아)에 10곳이 설치되었다.
어원
"반투스탄"은 반투어군에서 "사람"을 뜻하는 반투(Bantu)와 페르시아어에서 "땅" 또는 "장소"를 뜻하는 접미사 -스탄(-stan)의 합성어이다. 이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 말부터로, 백인 정권이 흑인들을 분리 통치하기 위한 정책적 개념으로 도입하였다.
역사적 배경과 성격
반투스탄 정책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국민당(National Party) 정부가 추진한 인종 간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 정책의 일종으로 평가된다. 1913년 원주민 토지법(Natives Land Act)은 흑인에게 국토의 약 7%만을 허용하였고, 1936년 법 개정을 통해 13.6%로 확대되었으나 완전히 시행되지는 못했다. 1948년 국민당 집권 이후 아파르트헤이트가 본격화되면서 반투스탄 제도가 체계화되었다.
1970년 반투 홈랜드 시민권법(Bantu Homelands Citizenship Act)에 따라 다수의 흑인 남아프리카인들은 자신이 속한 반투스탄의 국민으로 선언되어 남아프리카 공화국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이는 백인 정권이 흑인 인구를 정치적으로 배제하고 백인 지역의 인종적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독립 반투스탄(TVBC)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부는 4개의 반투스탄에 대해 형식적인 "독립"을 부여하고 주권 국가로 대우하였다. 이 네 곳은 TVBC로 불렸다.
- 트란스케이(Transkei, 코사족) — 1976년 10월 26일 독립 선언
- 보푸사츠와나(Bophuthatswana, 츠와나족) — 1977년 12월 6일 독립 선언
- 벤다(Venda, 벤다족) — 1979년 9월 13일 독립 선언
- 시스케이(Ciskei, 코사족의 일파) — 1981년 12월 4일 독립 선언
그러나 이들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단 한 곳도 승인받지 못하였으며, 오직 남아프리카 공화국만이 이를 인정하였다. 반투스탄 영토의 대부분은 불모지였고 경제적 기반이나 산업 시설이 부족하여 실질적으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된 괴뢰 국가에 불과했다.
자치 반투스탄
독립을 인정받지 못한 나머지 6곳은 제한된 자치권만을 행사하였다.
- 가잔쿨루(Gazankulu, 샨간족)
- 카응과네(Kangwane, 스와지족)
- 콰은데벨레(KwaNdebele, 은데벨레족)
- 콰줄루(KwaZulu, 줄루족)
- 레보와(Lebowa, 북소토족/페디족)
- 콰콰(QwaQwa, 남소토족)
남서아프리카(나미비아)의 반투스탄
1968년부터 남서아프리카(당시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위임통치)에도 10개의 반투스탄이 설치되었으며, 1989년 5월 모두 해체되었다.
해체와 종식
반투스탄 제도는 199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첫 민주 선거와 함께 새 헌법이 채택되면서 전면 해체되었다. 넬슨 만델라가 이끄는 아프리카 민족회의(ANC) 정부는 반투스탄을 폐지하고 통일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재편하였다. 이로써 아파르트헤이트 시대는 공식적으로 종결되었다.
비판과 유산
반투스탄은 인종차별적 격리 정책의 상징으로, 흑인들의 정치적·경제적 권리를 박탈하고 백인 소수 정권의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한 도구였다. 오늘날 "반투스탄"이라는 용어는 특정 집단을 강제로 격리하거나 시민권을 제한하는 어떤 지역이나 체제를 비판적으로 지칭할 때에도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