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르 술탄국(Sultanate of Banjar, Banjar: كسلطانن بنجر, Kasultanan Banjar)은 보르네오섬(칼리만탄)에 존재했던 이슬람 술탄국이다. 반자르족이 건국한 국가로, 현재 인도네시아 남칼리만탄(South Kalimantan) 지역을 중심으로 존속하였다.
건국 및 초기 역사: 반자르 술탄국은 1520년경 네가라 다하(Negara Daha) 왕국의 라덴 사무드라(Raden Samudera, 후에 술탄 수리안샤)가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 성립되었다. 1526년 라덴 사무드라는 자바의 드막 술탄국(Demak Sultanate)의 지원으로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술탄 수리안샤(Sultan Surianshah)로 즉위하였으며, 반자르 왕국에서 반자르 술탄국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초기에는 드막 술탄국에 조공을 바치는 명목상의 종속 관계에 있었으나, 16세기 중반 드막이 쇠퇴한 이후 독립 국가로 자리잡았다.
전성기: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무스타인 빌라(Mustain Billah, 재위 1595~1642)의 치세에 반자르 술탄국은 후추 무역을 중심으로 번성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이 시기 반자르는 보르네오 전역으로 영향력을 확장하여 남칼리만탄 전역, 중앙칼리만탄 일대, 코타와링인, 수카다나, 신탕, 삼바스, 파세르, 쿠타이, 베라우 등 광범위한 지역을 지배하거나 조공 관계를 맺었다. 또한 주변 해역을 장악하며 믈라카 해협과 브루나이, 고와(술라웨시), 말루쿠를 잇는 전략적 무역 거점으로 기능하였다.
네덜란드와의 관계: 17세기 초부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와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1633년 VOC의 반자르마신 공격이 실패하면서 무스타인 빌라의 입지가 강화되었으나, 이후 내전과 VOC의 개입으로 점차 네덜란드의 영향력이 확대되었다. 18세기 후반부터 반자르 술탄국은 VOC의 보호국(protectorate)으로 전환되었으며, 1826년 이후에는 네덜란드령 동인도 정부의 보호국이 되었다.
멸망: 19세기 중반 술탄 아담(Adam, 재위 1825~1857) 사후 계승 위기가 발생하였고, 네덜란드의 일방적인 후계자 지명에 반발하여 반자르 전쟁(Banjar War, 1859~1905)이 발발하였다. 히다야툴라 2세(Hidayatullah II)가 주도한 반자르 저항 세력은 네덜란드에 맞서 싸웠으나, 1860년 네덜란드가 공식적으로 술탄국을 해체하였다. 이후 망명 정부 형태로 저항이 이어졌으나, 1905년 마지막 군주 무함마드 세만(Muhammad Seman)이 전사하면서 술탄국은 완전히 소멸하였다.
부활: 2010년, 반자르 왕실의 후손을 자처하는 구스티 하이룰 살레(Gusti Khairul Saleh)가 반자르 술탄국을 문화적·전통적 제도로서 부활시키고 술탄 알-무타심 빌라(al-Mu'tasim Billah)로 즉위하였다. 현재는 정치적 권력이 없는 문화적 상징 제도(customary cultural institution)로서 인도네시아 내에서 존속 중이다.
언어와 종교: 공용어는 반자르어였으며, 말레이어, 아랍어, 다야크어군 등이 함께 사용되었다. 국교는 수니파 이슬람이었으나, 이슬람 이전의 전통 신앙인 카하링간(Kaharingan) 및 기타 종교도 공존하였다.
수도: 역사적으로 쿠인(Kuin), 파마쿠안(Pamakuan), 반자르마신(Banjarmasin), 마르타푸라(Martapura) 등 여러 차례 수도를 이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