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산로(博山爐)는 중국 한(漢)나라 시기에 처음 제작된 청동제 향로의 일종으로, 박산향로(博山香爐)라고도 불린다. '박산(博山)'은 중국 고대 전설에 등장하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신산(神山)으로, 신선이 산다고 전해지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박산로는 이 박산의 형상을 본떠 만든 향로로, 산 모양의 뚜껑이 특징적이다.
박산로의 기본 구조는 바다를 상징하는 받침대(승반, 承盤) 위에 산 모양의 몸체가 얹혀 있는 형태이다. 초기 형태는 받침대 위에 거북과 새가 몸통인 산을 떠받치는 모습이었으나, 점차 단순화되어 거북과 새가 사라지고 기둥이 산을 받치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산 모양 뚜껑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향을 피우면 연기가 산봉우리 사이로 피어오르도록 설계되었다.
중국 한나라 시대에 신선사상과 불로장생에 대한 염원이 유행하면서 박산로가 널리 제작·사용되었으며, 주로 고위층 무덤에서 부장품으로 출토되는 사례가 많다. 이후 육조시대(六朝時代)부터 당나라 때까지도 계속 사용되었고, '박산로'라는 명칭은 육조시대의 시문(詩文)에서 처음 등장한다.
한반도와의 관련성 측면에서, 1916년 평양 대동강 기슭의 낙랑(樂浪) 고분에서 박산로가 출토된 사례가 있으며, 이후 삼국시대 백제의 대표적 예술품인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의 조형적 기원으로 평가된다. 또한 고려시대에는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저술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고려인들이 제작한 박산로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에 따르면 고려의 박산로는 윗부분은 산 모양을 본떴으나 아랫부분은 세 개의 다리가 달려 있어 중국 원래의 형태와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표제어로, 역사·고고학 분야에서 공인된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