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선(朴炳善, 1923년 3월 25일~2011년 11월 22일)은 대한민국 출신의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저술가이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사회교육과(역사교육과)를 졸업한 후, 1955년 대한민국 여성으로는 최초로 프랑스 유학을 떠났다. 벨기에 루뱅 가톨릭 대학교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고, 파리 제7대학교(디드로 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67년부터 프랑스 국립도서관(BnF)에서 사서로 근무하던 중, 같은 해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자료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을 발견하였다. 당시 프랑스 측은 이 책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박병선은 독자적인 고증 작업을 통해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임을 입증하였다.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책의 역사 종합전람회'에 직지심체요절을 출품하여,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1455년)보다 78년(또는 73년) 앞선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임을 국제 학계에 알렸다. 이 공로로 2001년 직지심체요절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으며, 박병선은 '직지의 대모(代母)'로 불리게 되었다.
1975년에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약탈해 간 외규장각 의궤(外奎章閣儀軌) 191종 297권을 프랑스 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분관의 폐지 창고에서 발견하였다. 이 사실을 한국에 알리자 프랑스 측은 '한국의 스파이'라는 오명을 씌우며 그를 권고 사직시켰다. 이후 박병선은 10여 년에 걸쳐 외규장각 의궤 297권의 해제 작업을 완료하였고, 한국 정부와 학계의 반환 운동에 기여한 끝에 2011년 5월 27일 외규장각 의궤가 145년 만에 대한민국으로 귀환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주요 저서로는 프랑스어·스페인어·영어·한국어로 출간된 『한국의 인쇄사』, 프랑스어로 저술한 『한국의 무속사』, 『한국의 역사』, 그리고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2008)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청사를 발굴하고, 프랑스 측 자료를 바탕으로 한 독립운동사 정리 작업을 수행하였다.
2009년 직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2011년 11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향년 88세로 사망하였다. 유해는 대한민국으로 이송되어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상훈으로는 국민훈장 동백장(2007), 국민훈장 모란장(2011), 경암학술상 특별공로상(201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