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꽃은 박(瓠, 호리병박, Lagenaria siceraria)이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에서 피는 꽃을 가리킨다. 박은 박과(Cucurbitaceae)에 속하며, 인도와 아프리카 지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박꽃'은 이러한 식물의 꽃 자체를 지칭하는 고유어이자, 동시에 여러 문화적·문학적 맥락에서도 사용되는 단어이다.
식물학적 특징
박꽃은 한해살이 덩굴식물인 박의 줄기에서 피며,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은 일가화(一家花)로서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핀다. 수꽃은 긴 꽃자루(화경)를 가지며, 암꽃은 짧은 꽃자루를 가진다. 화관(꽃부리)은 5개로 갈라지며 지름이 약 5∼10cm에 이른다.
박과 식물의 꽃은 대부분 노란색이지만, 박꽃은 일부 야생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흰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개화 시기는 일반적으로 6월에서 8월 사이이며, 보통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17∼18시)에 꽃이 피었다가 다음 날 아침 5∼7시에 시드는 야행성 개화 특성을 보인다. 수술은 3개의 꽃밥이 서로 가볍게 붙어 있으며, 암술머리는 3개로 갈라진다. 꽃이 수정된 뒤 열매(장과)는 지름 30cm 이상까지 비대해지며, 표피가 딱딱해진 뒤에는 바가지나 표주박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다.
문화적·문학적 용례
'박꽃'은 식물의 꽃이라는 본래 의미 외에도 여러 문화적 맥락에서 쓰인다. 첫째, 한국의 민속 무속(巫俗) 전통에서는 종이를 염색하고 주름잡아 만든 조화(造花)의 일종으로서 '박꽃'이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이러한 박꽃은 허드레꽃(막꽃)과 형태가 유사하지만 더 정성이 들어간 것으로, 꽃도래 지름 9cm의 꽃잎 40장을 물들여 만든다. 다만 굿당 안보다는 주로 '당(堂)'에 진설되는 데 쓰인다고 한다.
둘째, '박꽃'은 국어학자이자 시인인 이희승(李熙昇)이 1947년 백양당에서 간행한 첫 시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시집에는 시 「조춘부」, 「생명」, 「박꽃」 등을 비롯하여 4부로 나뉜 55편의 시와 시조가 수록되어 있으며, 1961년 일조각에서 재판이 간행되었다. 또한 마종기 시인의 작품에도 박꽃을 소재로 한 시가 존재하며, 이는 보름달 밤 지붕 위에 핀 박꽃을 바라보며 가족 간의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꽃말
박꽃의 꽃말은 '기다림'으로 전해진다. 이는 박꽃이 밤에 피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지는 특성과 연결되어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문학 속 활용 예시
소설가 박종화(朴鍾和)의 작품에서 "여름이 되니 닷새 갈이 밭에는 푸른 박잎과 하얀 박꽃이 우거지도록 무성했다"와 같은 문장에서 확인할 수 있듯, 박꽃은 전통적인 한국 농촌 풍경을 묘사할 때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종합하면, '박꽃'은 단순한 식물학적 개념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민속 문화와 문학사에서도 일정한 위치를 차지하는 단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