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천문대(이탈리아어: Specola Vaticana)는 성좌(교황청)의 지원을 받는 천문 연구 및 교육 기관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현존 천문대 가운데 하나로, 그 기원은 1582년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주도한 그레고리력 개혁 당시의 천문학 연구 활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개요
바티칸 천문대는 본래 로마에 위치해 있었으나, 1930년대에 도심의 광공해와 스모그로 인해 로마에서 남쪽으로 약 25km 떨어진 이탈리아 카스텔간돌포(Castel Gandolfo)에 있는 교황의 여름 별장으로 본부를 이전하였다. 이후 1960년대에는 카스텔간돌포에서도 유사한 관측 환경 문제가 발생하자,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있는 애리조나 대학교 스튜어드 천문대에 사무소를 마련하고 바티칸 천문 관측 그룹(VORG, Vatican Observatory Research Group)을 설립하였다. 1993년에는 애리조나주 새포드 인근의 그레이엄 산(Mount Graham)에 직경 1.8미터(71인치) 규모의 바티칸 첨단 기술 망원경(VATT, Vatican Advanced Technology Telescope)을 완공하여 운영하고 있다.
역사
기독교는 부활절 등 각종 축일을 결정하는 역법의 천문학적 기초 때문에 오랫동안 천문학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18세기 교황들은 1774년 로마 대학교에 천문대를 설치하며 천문학을 적극 지원하였고, 1787년에서 1789년 사이 바티칸 내 바람의 탑(Torre dei Venti)에 '바티칸 반사경(Specula Vaticana)'이 설치되었다. 이후 1891년, 교황 레오 13세가 자의 교서(Motu Proprio)를 통해 바티칸 천문대를 공식적으로 재설립하였다.
바티칸 천문대는 19세기 말 세계 각국의 천문 기관들이 함께 참여한 '천체 지도(Carte du Ciel)' 사진 측성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20세기 초에는 존 하겐 신부의 지휘 아래 천문대 기록 및 계산 작업에 성모 마리아 수녀회 소속 수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 및 인력
바티칸 천문대는 예수회( Jesuit) 소속 사제와 수도자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역대 소장으로는 조지 코인 신부(1978~2006), 호세 가브리엘 푸네스 신부(2006~2015), 가이 콘솔마뇨 수사(2015~2025) 등이 있다. 2025년 7월, 레오 14세 교황은 리처드 드소자(Richard D'Souza) 신부를 새 소장으로 임명하였다. 2008년에는 바티칸 천문대의 보좌 학자였던 미하우 헬렐(Michał Heller) 신부가 템플턴 상을 수상하였다.
연구 및 교육 활동
바티칸 천문대는 소행성 및 운석 연구, 항성 분광학, 은하 및 우주론 연구 등 다양한 천문학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대학원생 및 젊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바티칸 천문대 여름 학교(VOSS, Vatican Observatory Summer Schools)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가톨릭 사목자 및 교육자를 위한 천문학 워크숍(ACME)도 운영하고 있다. 바티칸 천문대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운석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문자 센터
카스텔간돌포의 교황 별장 정원 내에는 바티칸 천문대 방문자 센터가 개설되어 있어, 일반인들이 역사적인 망원경과 천문 장비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이곳에는 1891년 제작된 'Carte du Ciel' 망원경과 1953년 설치된 슈미트 망원경이 보존되어 있으며, 1969년 아폴로 11호 달 착륙 당시 교황 바오로 6세가 달 착륙 우주비행사들에게 연설을 한 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