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시키르인(바시키르어: башҡорттар, Başqorttar) 또는 바슈코르트인은 러시아 연방을 구성하는 바시키르 공화국(바시코르토스탄)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튀르크계 민족이다. 한국어 표기에서 '바시키르인'은 러시아어 명칭에서 유래한 표현이며, 이들은 스스로를 '바슈코르트'라고 부른다. 바시키르어로는 '바슈코르트타르(Başqorttar)'라 표기한다.
주요 거주 지역은 러시아 연방 내 바시키르 공화국이며, 그 외에도 타타르스탄 공화국, 페름 변경주, 첼랴빈스크주, 오렌부르크주, 튜멘주, 스베르들롭스크주, 쿠르간주 등 러시아 각지에 분포한다. 러시아 이외에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에 소규모로 거주한다. 2021년 러시아 인구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내 바시키르인은 약 157만 1천 명으로 기록되었으며, 이 중 약 126만 8천 명이 바시키르 공화국에 거주한다.
바시키르인은 튀르크어족 킵차크어파에 속하는 바시키르어를 사용하며, 이 언어는 타타르어, 카자흐어, 키르기스어와 유사성이 있다. 대다수가 하나피 학파의 수니파 이슬람교를 신봉한다.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교 이전에 애니미즘과 샤머니즘, 텡그리즘을 따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으로의 개종은 10세기경 시작되었으며, 금장 한국 시기인 1320년대~1330년대에 확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슈코르트(Başqort)'라는 자칭 명칭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존재한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은 '머리/우두머리'(baş)와 '늑대'(qurt)의 합성어로, '늑대 지도자' 또는 '인도하는 늑대'를 뜻한다는 것이다. 이는 바시키르 민족의 토템적 영웅 조상과 관련된 전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다만 이 외에도 '양봉가'설, '오구르 다섯 부족'설, '구별된 민족'설, 이란어계 복합어설 등 다양한 이론이 제기되어 있어, 어원에 대한 정설은 확립되어 있지 않다.
역사적으로 바시키르인의 기원은 남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출신의 튀르크 부족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우랄 남부로 이주하기 전에 아랄해와 시르다리야 강 유역의 스텝 지대에서 오랜 기간 유목 생활을 하였으며, 페체네그-오구즈 및 키막-킵차크 부족들과 접촉하였다. 9세기 말에서 10세기 초 사이에 남우랄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시키르인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7세기 아르메니아 문헌에 등장하며, 9세기경부터는 아랍어와 페르시아어 문헌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922년 바그다드 칼리파의 사절단으로 볼가 불가르 지역을 방문한 아흐마드 이븐 파들란은 바시키르인에 대한 최초의 민족지적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에 따르면 당시 바시키르인은 해와 달, 나무, 말, 자연 현상 등 다신교적 신앙을 가진 호전적인 유목민이었으며, 이미 이슬람이 일부 전파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226년경 바시키르 지역은 제국의 영토에 편입되었고, 13~14세기에는 금장 한국의 일부였다. 몽골 제국이 분열된 이후에는 노가이 한국, 카잔 칸국, 시비르 칸국의 지배 아래 나뉘어 있었다가, 16세기 중반부터 러시아 차르국의 지배 아래 들어갔다. 러시아 제국 시기에는 바시키르인의 저항과 반란이 여러 차례 발생하였다. 1662~1664년, 1681~1684년, 1704~1711년, 1735년 등의 반란이 기록되어 있으며, 1774년에는 살라바트 율라예프의 지도 아래 푸가초프의 난에 가담하기도 하였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바시키르인은 민족 자치 움직임을 전개하여 1917년 11월 15일 최초의 바시키르 공화국 수립을 선언하였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민주적 튀르크 공화국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1919년 3월에는 바시키르 자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형성되었고, 소련 해체 이후 1990년 주권 선언을 거쳐 1992년 러시아 연방 내 바시키르 공화국(바시코르토스탄)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바시키르인은 반유목 생활을 영위하며 말과 양을 중심으로 한 목축과 농업, 그리고 야생벌 양봉에 종사하였다. 바시키르 말은 지역의 대표적인 말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 의상과 민속 음악, 서사시 문화가 발달해 있으며, 특히 '우랄 바티르'라는 서사시는 우랄 산맥의 명칭 유래와 관련된 전설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특한 발성 기법의 노래인 외즐라우(özläü)와 전통 관악기 쿠라이(quray) 연주는 바시키르 음악 문화의 특징으로 꼽힌다.
현대의 바시키르인은 대부분 러시아어와 바시키르어를 이중으로 사용하며, 도시와 농촌에 걸쳐 러시아 사회의 일부로 정착해 있다. 2010년 러시아 인구조사 기준으로 바시키르인 중 71.7%가 바시키르어를 모어로 보고하였고, 14.6%는 타타르어, 13.7%는 러시아어를 모어로 보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