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소프레신(vasopressin)은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펩티드 호르몬으로, 항이뇨 호르몬(ADH, antidiuretic hormone) 또는 아르기닌 바소프레신(AVP, arginine vasopressin)이라고도 불린다. 인체의 수분 항상성 유지와 혈압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생성 및 분비 기전
바소프레신은 시상하부에서 합성되어 뇌하수체 후엽에 저장되었다가 필요시 혈류로 분비된다. 체액의 삼투 농도가 상승하면 시상하부의 삼투수용기가 이를 감지하여 바소프레신 분비가 촉진된다. 반대로 체액의 삼투 농도가 낮아지면 분비가 억제된다.
생리적 기능
바소프레신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신장에서의 수분 재흡수 촉진이다. 신장의 집합관 세포 표면에 아쿠아포린(aquaporin) 수분 채널의 발현을 증가시켜 물의 재흡수를 촉진하고, 이에 따라 소변은 농축되고 소변량은 감소한다. 이 기전을 통해 체내 수분이 보존된다.
또한 바소프레신은 혈관 평활근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외에도 대뇌 및 혈관에서 다양한 작용을 하며, 사회적 행동과 유대감 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비 조절 물질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이나 알코올과 같은 화학 물질은 바소프레신 분비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적 의의
바소프레신 분비 저하 또는 신장의 바소프레신 감수성 저하는 요붕증(diabetes insipidus)을 유발한다. 요붕증은 고나트륨혈증, 다뇨증, 조갈증을 특징으로 한다. 반대로, 항이뇨 호르몬 분비 이상 증후군(SIADH, syndrome of inappropriate antidiuretic hormone)은 체내 수분 과다로 인한 저나트륨혈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특정 암(특히 소세포폐암), 두뇌 또는 폐 질환, 일부 약물(항우울제, 항경련제, 특정 항생제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승압제로 사용되며, 패혈성 쇼크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단독으로 목표 혈압 유지가 어려울 때 병용 투여된다. 또한 심정지 상황에서 ACLS(Advanced Cardiovascular Life Support) 지침에 따라 사용되기도 한다.
기타
바소프레신은 옥시토신과 화학 구조가 유사하며, 두 호르몬 모두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성관계 시 분비가 촉진되어 파트너와의 유대감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바소프레신과 자폐증 간의 연관성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