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루크 계획(Baruch Plan)은 1946년 6월 14일, 미국 대통령 특사 버나드 바루크(Bernard Baruch)가 유엔 원자력 위원회(UNAEC)에서 제시한 국제 원자력 관리 방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핵무기의 국제적 통제를 통해 핵 군비 경쟁을 방지하고 원자력을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제안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국제 원자력 개발 기구(International Atomic Development Authority) 설립: 원자력의 개발, 생산, 관리, 통제를 전담하는 국제 기구를 유엔 산하에 두고, 이 기구에 독점적 권한을 부여한다.
- 핵무기 및 핵물질의 국제 관리: 모든 핵무기와 핵분열성 물질을 국제 기구에 넘겨 폐기하거나 평화적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한다.
- 단계적 이행 및 검증: 회원국이 자국의 원자력 시설을 신고하고 사찰을 수용하는 등 의무를 이행한 뒤, 미국 등 핵보유국이 무기를 폐기하는 단계를 거친다.
- 안보리 거부권 배제: 원자력 관리와 관련된 결정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거부권(veto)을 적용하지 않아, 강대국의 방해 없이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게 한다.
미국은 이 계획을 통해 당시 자국이 독점하고 있던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소련 등 다른 국가의 핵 개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 했다. 그러나 소련은 미국이 핵 독점을 유지한 상태에서 검증과 통제를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반발하며, 대신 '그로미코 계획'(Gromyko Plan)을 제시하여 핵무기의 선(先) 금지 및 폐기 후 국제 기구 설립을 주장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유엔 원자력 위원회에서의 협상은 결렬되었고, 1949년 소련의 첫 핵실험 성공으로 미국의 핵 독점이 깨지면서 바루크 계획은 사실상 폐기되었다.
이 계획은 냉전 초기 핵 군비 통제의 중요한 시도로 평가받으며,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설립과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이론적 기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