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코비치 주기(Milankovitch cycles)는 지구의 공전 궤도와 자전축 운동의 주기적인 변화가 장기간에 걸쳐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적 개념이다. 세르비아의 지구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밀루틴 밀란코비치(Milutin Milanković, 1879–1958)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그는 제1차 세계 대전 중 억류되어 있던 시기에 이 이론을 연구하였으며, 1920년대에 이전의 제임스 크롤(James Croll) 등이 제시한 가설을 보다 정량적으로 발전시켰다.
밀란코비치 주기는 크게 세 가지 지구 운동의 변화를 포함한다. 첫째, 공전 궤도 이심률(eccentricity)의 변화이다. 지구의 공전 궤도는 거의 원형에서 완만한 타원형 사이를 오가며, 주요 변화 주기는 약 10만 년과 약 40만 년이다. 이심률이 커지면 태양과의 거리 차이가 커져 계절의 변화 폭이 증가한다. 둘째, 자전축 경사(obliquity)의 변화이다.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는 약 4만 1천 년을 주기로 22.1°에서 24.5° 사이에서 변동하며, 경사가 클수록 계절의 차이가 극심해진다. 셋째, 세차운동(precession)이다. 지구 자전축의 방향이 팽이처럼 흔들리며 회전하는 현상으로, 약 2만 6천 년의 주기를 가진다. 이 세 가지 요인이 결합하여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양과 분포를 변화시킨다.
이 이론은 빙하기와 간빙기의 반복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밀란코비치는 북위 65도 부근의 여름철 일사량 변화가 빙상의 성장과 후퇴를 결정한다고 보았다. 1976년 헤이스(Hays), 임브리(Imbrie), 섀클턴(Shackleton)의 연구는 심해 퇴적물 코어 분석을 통해 밀란코비치 주기가 지난 약 45만 년 동안의 주요 기후 변화와 일치함을 보여주었으며, 이후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 코어 연구를 통해 이론의 타당성이 더욱 뒷받침되었다.
다만 이 이론에는 몇 가지 한계와 미해결 문제가 있다. 대표적으로 '10만 년 문제'라 불리는 현상이 있는데, 지난 약 80만 년 동안의 빙하기 주기가 이심률 변화 주기와 일치하는 약 10만 년 주기를 보이지만, 그 이전에는 약 4만 1천 년 주기로 나타나 그 전환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또한 밀란코비치 주기는 현재 진행 중인 지구 온난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궤도 변화에 따른 자연적 기후 변동은 수만 년 단위의 매우 긴 시간 규모에서 작용하지만, 현재의 온난화는 인위적 온실가스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란코비치 주기는 지구뿐 아니라 화성 등 다른 천체의 기후 변화 연구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고기후학, 연대측정학(astrochronology), 층서학 등 지구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