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그로스 수도교(스페인어: Acueducto de los Milagros, 영어: Aqueduct of the Miracles)는 스페인 서남부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의 메리다(Mérida)에 위치한 고대 로마 시대의 수도교 유적이다. '밀라그로스'는 스페인어로 '기적들'이라는 뜻으로,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비교적 잘 보존된 모습에 대해 현지인과 방문객들이 느낀 경이로움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메리다는 고대 로마 시기에 루시타니아 속주의 수도였던 에메리타 아우구스타(Emerita Augusta)였으며, 밀라그로스 수도교는 이 도시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세 개의 수도교 중 하나였다. 나머지 두 개는 코르날보 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는 약 15km 길이의 아쿠아 아우구스타(Aqua Augusta)와 지하 수로로 공급되는 산 라사로(San Lázaro) 수도교였다.
밀라그로스 수도교는 기원후 1세기경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약 300년경에 증축 또는 보수 공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도교는 도시에서 북서쪽으로 약 5km 떨어진 프로세르피나 댐(Proserpina Dam)에서 물을 끌어와 도시로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총 수로 연장은 10km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알바레가스 계곡을 가로지르는 약 830m 구간에 걸쳐 38개의 아치형 교각만이 높이 약 25m로 남아 있다.
구조는 화강암 석재와 적색 벽돌을 교차하여 쌓아 올린 오푸스 믹툼(opus mixtum) 방식으로 축조되었으며, 2단 아케이드 구조를 띠고 있다. 이는 로마 시대의 첨단 토목 공학 기술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 수도교는 1912년 12월 13일 스페인 문화재(Monument)로 지정되었으며, 1993년에는 메리다 고고학 유적군(Archaeological Ensemble of Mérida)의 일부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수도교 근처에는 알바레가스 다리(Puente de Albarregas)라는 소형 로마 시대 다리가 평행하게 놓여 있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후 이 수도교는 유지 관리가 중단되면서 점차 폐허가 되었으며, 오늘날에는 로마 시대의 대표적인 수리 공학 유적으로서 보존·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