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사(三笠)는 일본 제국 해군이 운용한 전노급(pre-dreadnought) 전함이다. 함명은 나라현에 있는 미카사 산(三笠山)에서 따왔다. 영국 비커스(Vickers) 사의 배로인퍼니스 조선소에서 건조되었으며, 1899년 1월 24일 기공, 1900년 11월 8일 진수, 1902년 3월 1일 취역하였다. 표준 배수량은 15,140톤, 전장 131.7m, 선폭 23.2m, 흘수 8.3m이며, 최대 속력은 18노트였다. 주무장으로 30.5cm(12인치) 40구경장 연장포 2기(4문)를 탑재하였고, 부포로 15.2cm(6인치) 단장포 14문, 7.6cm 포 20문, 47mm 포 16문, 45cm 어뢰발사관 4문을 장비하였다. 장갑은 크루프 시멘트 강재를 사용하였으며, 현측 장갑 최대 두께는 229mm(9인치)였다.
러일 전쟁에서의 역할
미카사는 1903년 12월 28일 연합함대의 기함으로 지정되었고, 도고 헤이하치로(東郷平八郎) 대장이 탑승하였다. 1904년 2월 러일 전쟁 발발 이후 인천항과 여순항(포트아서) 해전, 1904년 8월 황해 해전에 참전하였다. 1905년 5월 27일부터 28일까지 벌어진 쓰시마 해전(日本海海戦)에서는 연합함대 기함으로서 러시아 제국 해군의 발틱 함대(제2·제3 태평양 함대)를 상대로 싸워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 해전에서 미카사는 40발 이상의 피탄을 기록하였으나 침몰하지 않았으며, 113명의 사상자를 냈다.
폭발 사고와 재취역
러일 전쟁 종전 직후인 1905년 9월 11일, 사세보 항에서 탄약고 폭발 사고로 침몰하였다. 이 사고로 251명에서 339명(자료에 따라 차이)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원인에 대해서는 수병의 알코올 취급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탄약고에 전이되었다는 설과 시모세 화약의 변질이 원인이었다는 설이 있다. 1906년 8월 인양되어 사세보 해군 공창에서 수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주포와 부포가 보다 강력한 45구경장 포로 교체되었다. 1908년 8월 24일 현역으로 복귀하였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제1차 세계 대전 중에는 마이즈루를 근거지로 연안 방어 임무를 수행하였고, 1918년부터 1921년까지는 러시아 내전 중 일본의 시베리아 출병을 지원하였다. 1921년 9월 17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서 좌초 사고를 겪었으나 심각한 손상은 없었다. 1921년 9월 1일 일등 해방함( coast-defence ship)으로 재분류되었다.
기념함으로의 보존
1922년 체결된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에 따라 미카사는 폐기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러일 전쟁 승리의 상징으로서 보존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조약 체결국들의 동의를 얻어 1923년 9월 20일 퇴역 후 기념함으로 보존하기로 결정되었다. 1925년부터 요코스카 항에 콘크리트로 선체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보존 공사가 진행되었고, 1926년 11월 12일 섭정궁(훗날의 쇼와 천황)이 참석한 가운데 보존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복원
제2차 세계 대전 패전 후 연합군 점령 하에서 미카사는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소련 측은 해체를 요구하였고, 미국 측의 중재로 상부 구조물이 철거된 상태로 보존이 허용되었다. 이후 민간 업체에 위탁되면서 수족관과 유흥 시설로 사용되었고, 보관 중이던 주포와 마스트 등이 매각되는 등 방치되었다. 1955년 영국 무역상 존 루빈(John Rubin)이 재팬 타임스에 미카사의 상태를 고발하는 기고문을 발표하면서 복원 운동이 촉발되었다. 체스터 니미츠(Chester W. Nimitz) 미 해군 원수의 지지와 함께 국내외 모금(1억 6천만 엔) 및 국가 예산(9천 8백만 엔)을 통해 복원 공사가 이루어져, 1961년 5월 27일 재개관하였다.
현재의 위상
미카사는 현재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의 미카사 공원에 기념함으로 보존되어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전노급 전함이다. 영국의 HMS 빅토리, 미국의 USS 컨스티튜션과 함께 세계 3대 기념함으로 꼽힌다. 1992년 국제 해양 유산상(International Maritime Heritage Award)을 수상하였으며, 일본 유산(日本遺産)의 구성 문화재로도 인정받았다. 다만 현재의 상부 구조물과 무장은 대부분 복제품이며, 원형이 일부 보존된 칠레 전함 알미란테 라토레(Almirante Latorre)의 부품이 이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