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 무관심성(Aesthetic disinterestedness, 독일어: Interesselosigkeit)은 근대 미학의 핵심 개념으로, 예술 작품이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판단할 때 실용적 이해관계나 도덕적·지적 전제 없이 대상 그 자체의 순수한 아름다움에만 주목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이 개념의 연원은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윤리학적 의미로 처음 사용된 '무관심적(disinterested)'이라는 용어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미학 논의에 도입되어 '상상력', '천재', '취미' 등의 개념과 함께 근대 미학 성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본격적인 미학 개념으로 정립된 것은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에 의해서이다. 칸트는 1790년 저서 『판단력 비판(Kritik der Urteilskraft)』에서 취미 판단(미적 판단)의 네 가지 계기(Moment) 중 첫 번째인 '질(Qualität)'의 계기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은 무관심적 만족(interesseloses Wohlgefallen)을 특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즉, 어떤 대상을 아름답다고 판단할 때는 그 대상의 실재 여부나 소유 욕구, 실용적 가치 등 어떤 이해관계도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풍경화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그 그림의 구도나 색채, 표현 자체에서 오는 것이지, 그 작품의 경매가가 높아서나 소유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후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무관심성 개념을 자신의 철학 체계 안에서 발전시켰다. 그는 맹목적인 의지와 욕구가 지배하는 현실 세계에서 예술 감상이 지닌 무관심성을 통해 인간이 일시적으로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이를 불교의 개념과 연관지어 '미적 무욕성'이라는 개념으로 주장하기도 하였다.
이 개념이 미학사에서 지니는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칸트와 쇼펜하우어를 통해 발전한 무관심성 이론은 미학이 철학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고, 예술의 자율성(예술을 위한 예술, l'art pour l'art)이 확립되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미에 관한 객관적 법칙이 아니라 감상자의 주관적 태도에 따라 미가 파악될 수 있다는 주장은 18세기의 취미철학과 19세기의 미적 태도론을 포함한 다양한 미학 이론의 전제가 되었다.
한편, 현대 미학에서는 무관심성 이론이 심리학적 관점에서 허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즉, 완전히 무관심적인 태도로 대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감상자의 모든 경험과 배경지식, 가치관이 이미 미적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관심성은 여전히 미학 이론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개념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