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연료전지(microbial fuel cell, MFC)는 전기화학적 활성을 지닌 미생물의 촉매 작용을 이용하여 유기물에 함유된 화학 에너지를 직접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생물전기화학 시스템이다. 영문 명칭을 줄여 MFC라고도 하며, 생물학적 연료전지로 불리기도 한다.
원리
미생물 연료전지는 크게 산화전극(anode)부와 환원전극(cathode)부로 구성되며, 필요에 따라 분리막에 의해 두 영역이 분리되기도 한다. 산화전극부는 혐기성 조건에서 운전되며, 이 공간에 존재하는 미생물(전기화학적 활성 박테리아)이 유기물(기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전자(electron)와 양성자(proton), 이산화탄소(CO₂)를 생성한다. 생성된 전자는 미생물의 다양한 전자전달 메커니즘(직접 접촉, 전자 운반체, 나노와이어 등)을 통해 산화전극으로 전달된 후, 외부 회로를 따라 환원전극으로 이동한다. 양성자는 용액과 분리막을 통해 환원전극으로 이동한다. 환원전극에서는 전자, 양성자, 그리고 전자수용체(일반적으로 공기 중의 산소)가 반응하여 물(H₂O)을 생성하고, 이 과정에서 외부 회로에 전류가 흐르게 된다.
역사
1911년 M. C. Potter가 미생물을 이용하여 전기가 생산될 수 있음을 처음 발견하였다. 1931년 Cohen이 미생물의 전류 생산 능력을 추가로 조사하였으나, 1960년대 초반까지는 큰 진전이 없었다. 1980년대에는 Allen 및 Bennetto가 외부 전자전달 매개체(mediator)를 주입하여 미생물 연료전지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1999년 Kim 등은 전자전달 매개체가 필요 없는 미생물 연료전지(무매개체형)를 발표하였는데, 철환원균인 Shewanella putrefaciens가 별도의 매개체 주입 없이도 전자를 직접 산화전극으로 전달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21세기 들어 미생물 연료전지 연구는 급증하였고, 전력밀도는 크게 향상되었으며 제작 및 운전 비용은 감소하였다.
구성 요소
산화전극 재료로는 탄소 천, 탄소 종이, 탄소 펠트, 흑연 펠트, 탄소 섬유 브러시, 탄소 나노튜브 등 다양한 탄소 계열 물질이 사용된다. 환원전극은 산소환원반응(ORR)을 촉진하기 위해 백금(Pt) 촉매가 전통적으로 사용되었으나, 고비용 문제로 인해 활성탄, 탄소 나노튜브, 그래핀, 금속-질소-탄소(M-N-C) 복합 촉매, 금속-유기 골격체(MOF) 등 다양한 대체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분리막으로는 양성자 교환막(PEM), 양이온 교환막(CEM), 음이온 교환막(AEM) 등이 사용되며, 단실형(single-chamber) 미생물 연료전지의 경우 분리막 없이 운전되기도 한다.
전자전달 메커니즘
미생물이 전자를 산화전극에 전달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직접 접촉에 의한 전자전달로, Shewanella oneidensis와 Geobacter sulfurreducens는 세포 외막에 시토크롬(cytochrome)을 형성하여 산화전극 표면에 직접 접촉함으로써 전자를 전달한다. 둘째, 전자 운반체(electron shuttle)를 이용한 전자전달로, Pseudomonas aeruginosa는 pyocyanine과 같은 전자 운반체를 생성하여 세포와 전극 간의 직접 접촉 없이 전자를 전달한다. 셋째, 고전도성 나노와이어(nanowire)를 이용한 전자전달로, Geobacter sulfurreducens와 Shewanella oneidensis는 길고 얇은 나노와이어를 생성하여 전자를 산화전극 표면으로 전달한다.
주요 응용 분야
미생물 연료전지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하다. 하폐수 처리 분야에서는 폐수 내 유기물을 기질로 이용하여 수처리와 전기 생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어 기존의 생물학적 처리 공정 대비 폭기 에너지 절감 및 슬러지 발생량 감소의 장점이 있다. 무인 원격 동력원으로서 호수, 강, 해양 바닥 등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서 소형 센서 등의 전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 센서로서 하폐수의 BOD를 현장에서 직접 측정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바이오수소 생산을 위해 미생물 전기분해 전지(MEC)로 변형하여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의료용 생체이식 동력원으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망과 한계
미생물 연료전지 기술은 지난 20여 년간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실험실 규모에서는 높은 전력밀도가 보고되고 있다. 환원전극 면적 기준으로 최대 약 4,000 mW/m² 이상의 전력밀도가 달성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낮은 전력밀도, 높은 제작 비용(특히 전극과 분리막), 장기 운전 시 성능 유지, 규모 확대(scale-up) 시 성능 저하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파일럿 규모의 현장 실험이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며, 에너지 자립형 하폐수처리장으로의 실용화를 목표로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