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物質, matter)은 공간을 차지하고 질량을 가지는 존재를 일반적으로 이르는 개념이다. 이는 물리학과 화학을 비롯한 자연과학 전반에서 핵심적으로 다루어지는 기본 개념 중 하나이며, 일상어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정의의 변천
고전적인 정의에 따르면 물질은 물체(物體)를 이루는 존재이며, 구체적으로는 질량과 부피를 갖는 것으로 설명되었다. 이러한 정의는 오랫동안 과학 교육과 일반적인 인식의 기반이 되어 왔다. 그러나 20세기 초 양자역학의 도입 이후 "질량을 가진다"거나 "공간을 차지한다"는 조건이 물질을 정의하는 명료한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 현대 입자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질량과 부피가 물질 고유의 불변적 속성이 아니라 기본 입자들 간의 상호작용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물질에 대한 개념은 시대에 따라 재정의되어 왔다. 18세기 초 아이작 뉴턴은 물질을 "내부가 채워져 있고, 질량을 가지며, 단단하고, 관통할 수 없으며, 운동하는 입자"로 보았다. 19세기에는 주기율표와 원자론의 발전에 따라 원자가 분자와 화합물을 이루는 기본 입자로 여겨지게 되었다. 19세기 말 조지프 존 톰슨이 전자를 발견하고, 20세기 초에는 가이거-마즈든 실험을 통해 원자핵이 발견되면서 입자물리학이 성립하였다. 이후 양성자와 중성자가 다시 쿼크로 분해될 수 있음이 알려졌으며, 현대 물리학은 쿼크와 렙톤을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로 파악한다.
과학적 정의
물리학과 화학에서는 물질을 원자나 분자의 집합체로 정의하기도 한다. 한편 입자물리학의 표준 모형(Standard Model)에서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로 페르미온(fermion)을 제시한다. 페르미온은 쿼크(위, 아래, 맵시, 기묘, 꼭대기, 바닥)와 렙톤(전자, 뮤온, 타우온 및 각각의 중성미자)으로 구분된다. 이에 반해 보손(boson) 입자들은 물질을 구성하지 않고 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류된다.
국제도량형사무국(BIPM)은 물질에 대해 "존재의 총합(amount of substance)"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하며, 그 단위로 몰(mol)을 사용한다.
물질의 상태
물질은 온도와 압력 등 환경 조건에 따라 여러 상태(상, phase)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상태는 다음과 같다.
- 고체: 분자 간 간격이 조밀하고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일정한 모양과 부피를 유지한다.
- 액체: 일정한 부피를 가지나 담는 용기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유체이다.
- 기체: 일정한 모양과 부피를 가지지 않는 유체이다.
이 밖에도 이론물리학에서는 플라스마, 초유체, 초고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페르미온 응축 등 다양한 상태를 다룬다. 1995년에는 극저온 상태에서 루비듐 원자를 이용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 실험실에서 최초로 관찰되었으며, 이에 기여한 연구진은 200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반물질과 암흑물질
물질의 반입자로 구성된 반물질(反物質, antimatter)은 입자와 접촉하면 쌍소멸을 일으키며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관측 가능한 우주에서 물질이 반물질보다 많은 이유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이는 물리학의 미해결 문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또한 천문학과 우주론에서는 빛을 비롯한 전자기 복사로 직접 관측되지 않으나 질량을 가지는 것으로 간주되는 암흑물질(dark matter)에 대해 논의한다. 암흑물질의 정체를 설명하기 위해 액시온 등 여러 가상의 입자가 제안되고 있으나, 아직 그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타 의미
철학과 일상 언어에서 물질은 정신이나 의식과 대비되는 물리적 세계의 요소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된다. 한자어로 物質이며, 영어로는 matter, substance, material 등으로 번역된다. 초등 과학 교육에서는 물체(모양이 있고 공간을 차지하는 것)와 물질(물체를 이루는 재료)을 구분하여 가르치기도 한다.
물질은 자연과학 전반의 기초 개념이자 일상에서도 폭넓게 사용되는 용어로, 여러 학문 분야와 맥락에서 다각도로 정의되고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