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장오리오름(水長兀岳)은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봉개동 한라산 동쪽 산록에 위치한 기생화산(측화산)이다. 해발 고도는 938m, 비고 120m, 둘레 3,094m, 기저직경 1,073m의 단성화산(單成火山)으로, 스트롬볼리식 분화에 의해 형성된 분석구(噴石丘) 또는 스코리아콘(scoria cone)에 해당한다. 타원형에 가까운 원추형 화산체이나 북동쪽 사면에서 용암류가 돌출하여 다소 복잡한 형태를 보인다.
산정에는 직경 260~290m, 깊이 2~58m의 원형 분화구가 발달해 있으며, 스코리아 퇴적층의 높은 투수성에도 불구하고 분화구 내 점토질 바닥에 빗물이 고여 연중 마르지 않는 산정화구호(山頂火口湖)가 형성되어 있다. 이 화구호는 최대 직경 140m, 수면적 1.06ha의 타원형 습지로, 2008년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재되었고, 2009년에는 화산체를 중심으로 610,471㎡의 면적이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2010년 10월 28일에는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517호로 지정되었다.
이 습지에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매, 2급인 팔색조·솔개·조롱이·삼광조 등과 멸종위기 곤충인 왕은점표범나비·물장군 등이 서식하며, 골풀군락·송이고랭이군락·여뀌군락 등 우점식생이 나타난다.
명칭의 유래를 살펴보면, 『신증동국여지승람』·『남사록』·『탐라지』·『남천록』에는 '장올악(長兀岳)'으로, 『탐라순력도첩』·『탐라지도』에는 '수장올(水長兀)', 『제주삼읍도총지도』에는 '수장올악(水長兀岳)', 『제주삼읍전도』·『제주지도』에는 '수장올(水嶂兀)'로 표기되어 있다. '장오리'는 '둘러서 있는 오름'을 뜻한다고 하며, '올' 또는 '오리'는 비탈을 의미한다. 또한 '오리'는 몽골어로 산을 뜻한다는 설도 있다.
물장오리오름은 '장오리'라는 이름이 붙은 네 개의 오름(물장오리, 테역장오리, 살손장오리, 불칸장오리) 가운데 하나로, 모흥혈(삼성혈)에서 솟은 고·양·부 삼신인이 각각 살 곳을 정하기 위하여 화살을 쏘았던 오름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또한 제주도 창조신인 설문대할망이 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이 때문에 '터진물' 또는 '밑터진 물'이라고도 불린다. 『탐라지』에는 산봉우리에 용못이 있는데 지름이 50보 정도 되고 깊이는 잴 수 없으며, 사람이 시끄럽게 떠들면 구름과 안개가 사방에서 일어나고 비바람이 사납게 몰아친다고 기록되어 있다.
물장오리오름에는 화구호로부터 물을 취수했던 시설과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진지동굴이 남아 있다. 현재 이 지역은 한라산국립공원 내에 위치하며 생태계 보호를 위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