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은 그림을 그리거나 섬유 등을 물들이는 데 사용하는 재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사용 목적에 따라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하는 것은 안료(顔料), 옷감을 물들이는 데 사용하는 것은 염료(染料)로 구분하여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으로 안료는 물에 녹지 않으나, 염료는 물에 녹는 특성을 가진다.
안료는 만드는 재료에 따라 무기안료(無機顔料)와 유기안료(有機顔料)로 구분한다. 무기안료는 광물성 안료라고도 하며, 과거에는 천연산 광물을 이용하여 백토(白土), 황토(黃土), 적토(赤土), 녹토(綠土) 등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산화철을 주성분으로 한 것들이 대표적이며, 천연 유화비소, 공작석 등을 분쇄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오늘날에는 불순물이 많고 색이 선명하지 못한 천연산 대신 대부분 착색 무기 화합물을 제조하여 사용한다. 무기안료는 은폐력이 크고 일광에 의한 변색이 적으며 열에 강한 반면, 유기안료보다 색의 선명도가 떨어지고 착색력이 약한 단점이 있다.
유기안료는 유기 화합물로 이루어진 안료로, 천연 유기안료와 합성 유기안료로 나뉜다. 천연 유기안료로는 동식물에서 추출한 염료를 원료로 한 것, 예를 들어 남(藍), 등황(藤黃), 양홍(洋紅) 등이 있다. 합성 유기안료로는 아조 물감(azo pigment) 등이 있다.
물감의 역사는 인류의 채색 활동과 함께한다. 채색이 사용된 가장 오래된 사례로는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과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 등에 남아 있는 구석기 시대의 벽화를 들 수 있다. 이집트 제11왕조 시기에는 녹색과 청색의 천연 광물이 채색 재료로 등장하였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4세기경 연백(鉛白)의 제조법이 알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식물성·동물성·광물성 색소가 폭넓게 이용되었으며, 19세기 산업혁명과 함께 유기 합성 화학이 발달하면서 염료 공업이 크게 활성화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찍부터 천연 안료의 제조와 사용이 상당히 발달하였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던 천연물감으로는 적토, 백토, 황색(등황·치자·송화분 등), 청색(코발트 안료, 토청, 남 등), 먹 등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먹은 일찍부터 유명하여 『일본서기』 제20권에 따르면 610년(영양왕 21) 고구려왕이 담징(曇徵)을 일본에 파견하여 제지법과 제묵법을 전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일본의 쇼소인(正倉院)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라묵(新羅墨)과 당묵(唐墨)이 전하고 있다.
현대에 널리 사용되는 물감으로는 수채화 물감, 유화 물감, 아크릴 물감 등이 있다. 수채화 물감은 물에 풀어 사용하는 물감으로 투명 수채화와 불투명 수채화(과슈)로 구분된다. 투명 수채화는 물감의 투명도를 살려 색을 겹겹이 칠하는 기법이 특징이며, 과슈는 불투명하며 덧칠이 가능하여 일러스트 작업에 많이 사용된다. 아크릴 물감은 수용성 계열이지만 건조 후에는 물에 녹지 않는 특성을 가지며 건조 속도가 빨라 겹겹이 칠하는 작업에 적합하다. 유화 물감은 건성유를 매체로 하여 부드럽게 발리고 내광성이 좋은 특징이 있다.
물감의 구성에 있어 기본적으로 색을 나타내는 안료 성분과 안료를 고정하고 바르기 쉽게 하는 매체(바인더)가 결합된 형태를 띠며, 종류에 따라 용제와 첨가제가 더해진다.
참고문헌으로는 『미술재료학』(전영탁, 일선출판사, 1984)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