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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굴 회화

무굴 회화(Mughal painting)는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인도 아대륙의 무굴 제국 궁정에서 발전한 세밀화(miniature painting) 양식이다. 책 삽화 또는 앨범(muraqqa)에 보관할 단일 작품으로 제작되었으며, 페르시아 세밀화(Persian miniature)를 기원으로 하여 인도 현지의 전통 및 유럽 회화의 요소가 융합된 독자적인 양식을 형성하였다.

기원과 형성

무굴 회화의 기초는 제2대 황제 후마윤(Humayun, 재위 1530~1540, 1555~1556) 시기에 마련되었다. 후마윤이 사파비 왕조 페르시아에 망명해 있던 시기(1540~1555)에 페르시아 세밀화 전통에 접하게 되었고, 1555년 인도로 귀환할 때 두 명의 페르시아 거장 화가인 미르 사이이드 알리(Mir Sayyid Ali)와 압드 알사마드(Abd al-Samad)를 데려왔다. 이들은 황실 화실(atelier)을 설립하고 인도 화가들을 훈련시켰다.

아크바르 시대(1556~1605) — 성숙기

제3대 황제 아크바르(Akbar)는 황실 화실을 대폭 확장하여 약 100명 이상의 화가(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포함)를 고용하였다. 이 시기에는 방대한 분량의 삽화 필사본이 제작되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약 1,400매의 대형 면직물 페이지로 구성된 《함자나마》(Hamzanama, 1562~1577경), 아크바르의 치세를 기록한 《아크바르나마》(Akbarnama), 힌두 서사시 마하바라타를 페르시아어로 번역한 《라즈므나마》(Razmnama) 등이 있다. 아크바르 시대 회화의 특징은 활기차고 역동적인 구성, 대담한 색채, 페르시아 양식과 인도 현지 전통의 통합, 인물과 동물에 대한 사실주의적 표현의 도입이다.

자한기르 시대(1605~1627) — 전성기

제4대 황제 자한기르(Jahangir)는 미술에 깊은 조예를 가진 후원자였다. 그의 치세 아래 무굴 회화는 자연주의의 정점에 도달하였다. 화실의 규모는 축소되었으나 개별 작품의 정교함은 크게 향상되었다. 우스타드 만수르(Ustad Mansur, 'Nadir-ul-Asr'이라는 칭호를 받음)는 새, 동물, 꽃을 과학적 관찰에 기반하여 정밀하게 묘사한 자연사 연구로 유명하다. 아불 하산(Abu'l Hasan), 비시트르(Bichitr), 고바르단(Govardhan) 등이 활약하였다. 이 시기에는 유럽의 선원근법(linear perspective)과 명암법(chiaroscuro)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초상화 장르가 크게 발달하였다.

샤 자한 시대(1628~1658) — 형식적 정교화

제5대 황제 샤 자한(Shah Jahan) 시기에는 회화가 보다 형식적이고 엄격해졌다. 황제와 귀족들의 엄격한 측면 프로필 초상화, 정교한 금색 장식, 보석 같은 색채 처리가 특징이다. 《파드샤나마》(Padshahnama)가 이 시기의 대표적인 필사본이다.

아우랑제브 시대 이후 — 쇠퇴와 확산

제6대 황제 아우랑제브(Aurangzeb, 재위 1658~1707)는 종교적 보수주의로 인해 회화 후원을 크게 축소하였다. 이에 따라 황실 화실의 화가들은 라지푸트(Rajput) 궁정, 데칸(Deccan) 술탄국, 파하리(Pahari) 지역 등 지방 궁정으로 흩어져 무굴 양식을 전파하였다. 18세기 무함마드 샤(Muhammad Shah, 재위 1719~1748) 시기에 일시적 부흥이 있었으나, 19세기 이후 무굴 제국의 쇠퇴와 함께 본래의 궁정 회화로서의 전통은 소멸하였다.

주요 특징

무굴 회화는 세 가지 문화 전통의 융합으로 특징지어진다. 페르시아 전통에서 세밀화 기법, 정교한 선, 풍부한 색채, 높은 지평선의 구도 방식을 계승하였다. 인도 현지 전통에서는 보다 대담하고 따뜻한 색채, 입체감 있는 인물 표현, 인도 고유의 동식물과 건축 양식을 통합하였다. 유럽의 영향(예수회 선교사들이 가져온 판화와 유화를 통해)으로는 선원근법, 명암법, 초상화의 사실주의가 도입되었다.

재료와 기법 측면에서, 무굴 회화는 여러 겹의 수제 종이(wasli)를 붙여 표면을 마노(agate)로 광택 처리한 지면 위에 제작되었다. 안료는 청금석(lapis lazuli), 공작석(malachite), 주사(vermilion), 금박 등 광물성 및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였으며, 다람쥐 털이나 새끼 고양이 털로 만든 가는 붓으로 채색하였다. 완성된 그림은 뒷면에서 마노로 문질러 광택을 내는 방식으로 마감하였다.

주요 화가

무굴 회화의 주요 화가로는 압드 알사마드, 미르 사이이드 알리(초기), 다스완트(Daswanth), 바사완(Basawan, 아크바르 시대), 아불 하산, 우스타드 만수르, 비시트르, 고바르단, 마노하르(Manohar, 자한기르 시대), 파야그(Payag, 샤 자한 시대) 등이 있다.

영향과 유산

무굴 회화 양식은 이후 라지푸트 회화(Rajput painting), 파하리 회화(Pahari painting, 특히 바솔리와 캉그라 화파), 데칸 회화 등 인도 각지의 궁정 회화 전통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현재 주요 소장처로는 인도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Delhi),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A, London),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클리블랜드 미술관(Cleveland Museum of Ar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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