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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니즘

몰리니즘(Molinism)은 16세기 스페인의 예수회 신학자 루이스 데 몰리나(Luis de Molina, 1535~1600)의 이름에서 유래한 기독교 신학 체계이다. 이 교리는 신의 섭리와 인간의 자유의지 사이의 관계를 조화시키려는 시도로, 특히 신이 '중간지식'(scientia media)을 가진다는 주장에 기초한다.

몰리니즘의 핵심 개념은 신의 지식을 세 가지 논리적 단계로 구분하는 것이다. 첫째는 '자연적 지식'(natural knowledge)으로, 신이 창조주로서 모든 논리적 필연성과 가능성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는 '자유 지식'(free knowledge)으로, 신이 실제로 창조한 세계에서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날지에 대한 지식이다. 이 두 지식 사이에 위치하는 것이 '중간지식'(middle knowledge)으로, 신이 가능한 모든 상황에서 각각의 자유로운 피조물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아는 지식이다. 즉, 신은 특정 조건이 주어졌을 때 인간이 자유의지로 어떻게 행동할지를 창조 이전부터 알고 있다는 것이다.

몰리니즘은 칼뱅주의와 아르미니우스주의의 중간적 입장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칼뱅주의가 신의 주권과 예정을 강조하고 아르미니우스주의가 인간의 자유의지를 보다 중시하는 반면, 몰리니즘은 신이 중간지식을 통해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을 미리 알고 그에 따라 섭리를 계획한다고 봄으로써 양자를 조화시키고자 한다.

몰리니즘은 1588년 몰리나가 저술한 《자유의지와 은총의 조화》(Concordia liberi arbitrii cum gratiae donis)에서 체계적으로 제시되었다. 이후 이 교리는 가톨릭 내에서 도미니코회와 예수회 간의 '데 아욱실리이스'(De Auxiliis) 논쟁을 촉발했으며, 도미니코회 신학자들은 몰리니즘이 신의 주권과 은총의 효력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현대에 들어 몰리니즘은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William Lane Craig), 앨빈 플랜팅가(Alvin Plantinga), 알프레드 프레도소(Alfred Freddoso) 등의 철학자·신학자들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은 중간지식 개념을 신의 전지성과 악의 문제, 섭리와 자유의지 논쟁에 적용하여 논의를 발전시켰다. 비판자들은 몰리니즘의 중간지식 개념이 논리적으로 모순되거나 신의 주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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