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는 특정 RNA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이다. 상표명은 라게브리오(Lagevrio)이며, 개발 코드명은 MK-4482 및 EIDD-2801로도 알려져 있다. 주로 SARS-CoV-2에 의한 코로나19(COVID-19) 치료에 사용되며, 경구로 투여된다.
몰누피라비르는 합성 뉴클레오사이드 유도체인 N4-하이드록시시티딘(N4-hydroxycytidine)의 프로드러그(전구약물)이다. 체내에서 대사되어 활성형인 NHC-TP(β-D-N4-하이드록시시티딘 5'-삼인산)로 전환되며, 이 물질이 바이러스의 RNA 복제 과정에 삽입되어 복제 오류를 유도함으로써 항바이러스 활성을 나타낸다. 이 작용 기전은 '치명적 돌연변이 유발(lethal mutagenesis)' 또는 '바이러스 오류 재앙(viral error catastrophe)'이라고 불린다. 바이러스의 RNA 중합효소가 몰누피라비르를 시티딘(C) 또는 유리딘(U)으로 오인하여 삽입함으로써, 이후 복제되는 바이러스 유전체에 과도한 돌연변이가 축적되어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없게 되는 원리이다.
몰누피라비르는 원래 인플루엔자 치료를 목적으로 미국 에모리 대학교(Emory University)의 약물 혁신 기업인 DRIVE(Drug Innovation Ventures at Emory)에서 개발되었다. 이후 마이애미 소재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Ridgeback Biotherapeutics)가 이 약물을 인수하였고, 머크(MSD, Merck & Co.)와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하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연구 방향이 SARS-CoV-2로 전환되었고, 2021년 11월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같은 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특정 고위험 성인 환자에 한해 긴급사용승인(EUA)을 부여하였다.
몰누피라비르의 임상적 효능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않다. MOVe-OUT 3상 임상시험에서는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약 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특히 백신 접종 집단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결과도 제시되었다. 2022년 11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는 몰누피라비르가 입원율과 사망률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지 못하고 비용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로 일상적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23년 2월 판매 허가를 거부하는 권고를 내렸으며, 머크는 같은 해 6월 유럽에서의 판매 허가 신청을 철회하였다.
몰누피라비르의 주요 부작용으로는 설사(2%), 오심(1%), 어지러움(1%) 등이 보고되었으며,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다. 임신 중 사용은 권장되지 않으며, 동물 실험에서 태아에 대한 유해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이 약물의 돌연변이 유발 특성으로 인해, 사용 과정에서 새로운 SARS-CoV-2 변이의 출현을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2023년 9월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몰누피라비르 사용과 관련된 특정 돌연변이 시그니처가 전 세계 SARS-CoV-2 유전체에서 확인되었다고 보고되었다.
몰누피라비르의 국제일반명(INN)은 북유럽 신화에서 토르(Thor)의 망치인 묠니르(Mjölnir)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물이 바이러스를 강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화학식은 C₁₃H₁₉N₃O₇이며, 분자량은 약 329.31 g/mol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라게브리오캡슐 등의 제품명으로 허가되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성인 코로나19 환자 중 다른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임상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