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모자를 쓴 자화상》(프랑스어: Autoportrait au chapeau, 영어: Self-Portrait in a Hat)은 프랑스의 후기인상주의 화가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이 1893년에 제작한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자화상이다. 작품 크기는 45×38cm이며, 현재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에 소장되어 있다.
제작 배경
고갱은 타히티 여행을 마친 후 1893년 파리로 돌아와 이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의 배경은 당시 파리에 있던 그의 작업실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배경에는 고갱이 타히티에서 제작한 대표작인 《죽은 자의 영혼이 지켜본다》(Manao Tupapau, 1892)가 걸려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작품 설명
그림에는 검은 옷을 입고 모자를 쓴 화가의 모습이 가슴 부분까지 절단된 구도로 담겨 있다. 그는 의자에 앉아 있는 것으로 보이며, 몸통은 오른쪽을 향하면서 고개는 왼쪽으로 돌려 관람객을 응시하고 있다. 이러한 어깨와 머리의 대조적인 방향성은 작품의 주요한 구도적 특징으로 꼽힌다.
배경에는 노란색 들보가 화면을 둘로 나누는 수직적 역할을 하며 구도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화가의 왼쪽에는 타히티에서 가져온 사물들—파레오(타히티 전통 천)와 자화상 속에 등장하는 《죽은 자의 영혼이 지켜본다》—이 배치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미래를 상징하는 무형의 공간이 열려 있다.
작품 분석
미술사적 분석에 따르면, 이 작품은 고갱의 심리적 상태를 투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몸이 오른쪽(미래의 방향)을 향하면서도 얼굴이 타히티 시대의 사물들을 향하고 있는 자세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면서도 타히티에서의 경험에 대한 향수와 애착을 떨치지 못하는 화가의 내면을 드러낸다고 평가된다.
또한 테이블을 덮은 파레오가 《죽은 자의 영혼이 지켜본다》의 침대에 깔린 것과 동일한 소재라는 점은, 화면 속에 또 다른 화면을 중첩하는 미장아빔(mise en abyme) 기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고갱의 과거 경험이 현재의 삶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의의
이 작품은 고갱이 타히티를 문명화된 서구 사회와 대비되는 '근원의 땅'으로 이상화했던 그의 세계관과, 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적 태도, 그리고 예술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한 행보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참고 문헌
- 한국어 위키백과 「모자를 쓴 자화상」 항목
- Musée d'Orsay, "Autoportrait au chapeau"
- Nancy Mowll Mathews, 《Paul Gauguin: An Erotic Life》, Yale University Press,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