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용섭귀 (慕容涉歸, ? ~ 283년 또는 285년)는 서진(西晉) 시대 선비족 모용부(慕容部)의 부족장으로, 후일 오호십육국 시대 전연(前燕)을 건국하는 모용외(慕容廆)의 아버지이다. 모용섭귀는 모용부가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생애
모용섭귀는 아버지 모용목연(慕容木延)의 뒤를 이어 모용부의 부족장이 되었다. 그는 부족의 세력을 크게 확장시키고 독자적인 지위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그의 동천(東遷)이다. 그는 부족을 이끌고 요서(遼西)에서 요동(遼東) 지역으로 이동하여, 현재의 차양(昌黎) 지역에 정착하였다. 이 지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였으며, 그는 이곳에서 주변의 소수 민족들을 복속시키고 부족의 영토와 세력을 크게 확장시켰다. 이로 인해 모용부는 동이(東夷)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 중 하나로 부상했다.
모용섭귀는 초기에는 서진 조정에 복속하여 봉작(封爵)을 받기도 했다. 예를 들어, 그는 276년에 서진으로부터 "진위장군(振威將軍)" 및 "선비도독(鮮卑都督)"으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그는 점차 서진의 통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고자 하였으며, 때로는 서진의 지방관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는 주변의 이민족들을 통합하고, 군사력을 강화하여 모용부의 자율성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283년 또는 285년에 모용섭귀가 사망하자, 그의 아우 모용내(慕容耐)가 부족장 자리를 계승했으나, 이후 모용외가 부족장 자리를 되찾아 모용부의 전성기를 이끌게 된다. 모용외가 전연을 건국할 수 있었던 것은 모용섭귀가 다져놓은 견고한 기반 덕분이었다.
가계
- 아버지: 모용목연(慕容木延)
- 아들: 모용외(慕容廆)
평가
모용섭귀는 모용부가 서진 말기와 오호십육국 시대의 혼란 속에서 강력한 정치·군사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선견지명 있는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요동 동천과 요동 지역 정착은 모용부의 지정학적 위치를 강화하고, 중원 지역의 혼란을 피하며 독자적인 세력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훗날 아들 모용외가 전연을 건국하고 모용씨 일족이 여러 연(燕)나라를 세우는 초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