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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Moyamoya disease)은 특별한 원인 없이 두개강 내 내경동맥의 말단부, 즉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의 시작 부분에 협착이나 폐색이 발생하고, 그 부근에 모야모야 혈관이라 불리는 비정상적인 미세혈관 망상이 관찰되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이다.

명칭의 유래

1957년 다케우치(Takeuchi)와 시미즈(Shimizu)에 의해 처음 기술되었으며, 1969년 일본의 스즈키(Suzuki) 교수가 뇌혈관 조영술상에서 뇌기저부의 비정상적인 미세혈관들이 마치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일본어로 '모락모락' 또는 '희미하게 흐릿한'을 뜻하는 '모야모야(もやもや)'로 명명하였다. 공식적인 질환명은 '윌리스환의 자발적 폐색(spontaneous occlusion of the circle of Willis)'이나, 현재 세계적으로 '모야모야병'이라는 명칭이 통용되고 있다.

역학

모야모야병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서양 국가보다 약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1.8~2배 더 많이 발생한다. 발병 연령은 10세 이하(특히 7~9세)와 30~40대의 두 연령대에서 정점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연간 약 200~300명이 새로 진단받고 있으며, MRI 등 영상 검사의 보급과 질환에 대한 인식 확대로 발견율이 증가하고 있다. 환자의 약 10~15%는 가족력을 보이며,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함께 발병할 확률이 현저히 높아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의심된다.

원인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후천적 요인(감염, 자가면역 반응 등)과 선천적 요인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으나, 역학 조사 결과 환경적 요소보다 유전적 요소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더 많다. 최근 유전체 연구를 통해 RNF213 유전자의 R4810K 다형성이 한국과 일본의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현저히 높게 발견됨이 알려졌다. 이 다형성은 한국과 일본 일반인의 1~2%에서 발견되나, 가족성 모야모야병 환자의 약 90%, 산발성 모야모야병 환자의 70% 이상에서 발견되어 질병과의 강한 연관성이 보고되었다. 다만 RNF213 단백질의 기능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현재로서는 '원인'이 아닌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서양인에서는 RNF213 유전자의 다른 드문 다형성(N3962D, R4062Q 등)이 모야모야병과 연관을 보인다.

증상

증상은 발병 시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소아의 경우 주로 뇌혈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일과성 허혈 발작(TIA)이 흔하게 나타난다. 울거나 감정이 격해졌을 때, 뜨거운 음식을 식히기 위해 '후후' 부는 행동, 풍선이나 관악기를 부는 등 과호흡이 유발되는 상황에서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이 수 분간 지속되었다가 저절로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두통도 흔한 증상이며, 구역감과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3세 이하 영아에서는 질병이 빠르게 진행하여 좌우 뇌에 연달아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성인의 경우 첫 증상으로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라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 간헐적인 두통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 사례도 적지 않다. 뇌전증 발작 형태로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진단

증상에 대한 임상적 의심이 가장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 뇌 MRI, MRA, 뇌혈관 조영술, CT 등이 이용된다. 뇌혈관 조영술상 양측 내경동맥 말단부 또는 전대뇌동맥이나 중대뇌동맥 기시부의 협착 혹은 폐색과 함께 비정상적인 혈관 망상 소견(모야모야 혈관)이 관찰되는 것이 핵심 진단 기준이다. 일본의 '윌리스환의 자발적 폐색에 대한 연구 위원회'가 제정한 진단지침에 따라 확진성 모야모야병(definite)과 의진성 모야모야병(probable)으로 구분된다. 뇌혈류 및 혈류 예비능 평가를 위해 SPECT, PET, 관류 MRI 등이 활용된다.

치료

모야모야병의 원인적 치료는 현재 불가능하며, 치료의 주된 목적은 뇌허혈로 인한 뇌경색 및 뇌기능 장애를 예방하는 것이다.

내과적 치료로는 급성기 뇌허혈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가 시행되나, 장기적인 복용으로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은 아직 없다. 항혈소판제가 허혈성 증상 예방을 위해 사용되기도 하나, 그 효과에 대한 근거는 제한적이다.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법은 크게 직접 혈관 문합술(천측두동맥과 중대뇌동맥을 직접 연결)과 간접 혈관 문합술(두피의 혈관이 풍부한 조직을 뇌 표면에 접촉시켜 신생혈관 형성 유도)로 나뉜다. 직접 문합술은 주로 성인에게, 간접 문합술은 주로 소아에게 시행되며, 두 방법을 병합하기도 한다. 소아의 경우 진단과 함께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며, 성인의 경우 증상의 정도와 질병 진행 정도를 고려하여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경과 및 예후

모야모야병은 발병 후 원 상태로의 회복이 불가능하고 질환 자체의 원인을 제거할 수 없는 난치병에 속한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완치에 가까운 치료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 수술 후 80% 이상에서 추가적인 신경학적 결손 없이 일과성 허혈 발작의 소실이 보고된다. 그러나 조기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방치될 경우 뇌경색으로 진행되어 영구적인 신경마비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최소 4~5년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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