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코븀(Moscovium)은 화학 원소로, 원자 번호 115번, 원소 기호 Mc를 갖는 초중량 합성 원소이다. 주기율표에서 15족(질소족)의 최하단에 위치하며, 7주기 p-블록 초악티늄족 원소에 속한다. 원자량은 가장 안정한 동위원소 기준으로 약 290으로 알려져 있다.
발견과 명명
모스코븀은 2003년 8월 러시아 두브나(Dubna)에 위치한 합동핵연구소(JINR)와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의 공동 연구팀에 의해 처음 합성되었다. 유리 오가네시안(Yuri Oganessian)이 이끄는 이 팀은 아메리슘-243(Am-243) 표적에 칼슘-48(Ca-48) 이온을 충돌시켜 모스코븀 원자 4개를 생성하였다. 이 원자들은 약 100밀리초 안에 알파 붕괴하여 니호늄(Nihonium, 원자번호 113)으로 전환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2011년 IUPAC/IUPAP 합동작업반(JWP)은 당시 실험 결과가 발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공식 인정을 보류하였다. 이후 2013년 스웨덴 룬드 대학과 독일 GSI 연구소의 독립적인 재현 실험을 통해 발견이 확증되었으며, 2015년 12월 IUPAC/IUPAP 합동작업반이 모스코븀을 네 가지 신원소 중 하나로 공식 인정하였다. 2016년 11월 28일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은 이 원소를 "모스코븀"으로 공식 명명하였다. 이 이름은 합동핵연구소가 위치한 러시아 모스크바주(Moscow Oblast)에서 유래하였다.
명명 이전에는 체계적 원소명인 우눈펜튬(ununpentium, 기호 Uup)으로 불렸으며, 연구 현장에서는 주로 "원소 115"(element 115)로 지칭되었다. 또한 에카-비스무트(eka-bismuth)라는 용어로도 불린다.
물리·화학적 성질
모스코븀은 매우 강한 방사성 원소이다. 가장 안정한 동위원소인 모스코븀-290(Mc-290)의 반감기는 약 0.65초에 불과하다. 그 외의 동위원소로 Mc-286(반감기 20ms), Mc-287(38ms), Mc-288(193ms), Mc-289(250ms) 등이 알려져 있으며, 모두 합성 동위원소이다. 지금까지 관찰된 모스코븀 원자는 100개 이상이며, 질량수가 286에서 290 사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합성 원소로, 지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스코븀의 대부분의 물리적 성질은 극도로 짧은 반감기와 극히 제한적인 생산량 때문에 직접 측정되지 못하고 이론적 예측에 의존하고 있다. 주변 원소와의 주기적 유사성 및 상대론적 양자화학 계산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성질이 예측된다.
- 상온·상압에서 고체 상태로 예측된다.
- 밀도는 약 13.5 g/cm³로 예측된다.
- 융점은 약 400°C, 끓는점은 약 1100°C로 예측된다.
- 전자 배치는 [Rn] 5f¹⁴ 6d¹⁰ 7s² 7p³으로 예측된다.
화학적으로는 가벼운 동종 원소인 질소, 인, 비소, 안티모니, 비스무트와 유사한 성질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상대론적 효과(스핀-궤도 상호작용, 불활성 전자쌍 효과)로 인해 상당한 차이도 나타날 것으로 이론적으로 전망된다. 특히 +1 산화 상태를 선호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탈륨(Tl+)과 유사한 거동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실험적 화학 연구
2024년 독일 GSI에서 수행된 실험을 통해, 모스코븀 원자가 이산화규소(SiO₂) 표면에 대해 비스무트보다 낮은 반응성을 보인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이 결과는 상대론적 효과로 인한 7p₁/₂ 껍질의 안정화와 일치하는 것으로, 단일 원자 단위의 화학 실험을 통해 모스코븀이 가벼운 동종 원소인 비스무트보다 반응성이 낮다는 이론적 예측이 뒷받침되었다.
활용
현재까지 모스코븀에 대한 실용적 활용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극도로 짧은 반감기와 극소량의 생산 가능성으로 인해, 모스코븀은 순수 학술 연구 목적 외의 실용적 용도를 갖지 못하는 상태이다. 주로 초중량 원소의 합성 및 핵물리학적 특성 연구의 대상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또한 원자핵의 안정성 연구에서 이론적으로 예측된 "안정성의 섬"(island of stability)과 관련하여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