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라베(Mozarab)는 8세기 초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정복한 이후, 이슬람 지배하의 알안달루스(Al-Andalus) 지역에서 거주하던 기독교인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 명칭은 '아랍화된 사람'을 뜻하는 아랍어 '무스타아립(musta'rab)'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사라베는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였으나, 언어, 복식, 생활 양식 등 문화적 측면에서는 아랍 및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사회적 지위 측면에서 모사라베는 이슬람 법 체계 내에서 '딤미(dhimmi)'로 분류되어 일정한 세금(지즈야)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신앙의 자유와 자치권을 보장받았다. 이들은 라틴어와 로망스어뿐만 아니라 아랍어에도 능통한 이중 언어 사용자가 많았으며,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고대 그리스 및 로마의 학문을 보존하고 전파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였다.
모사라베의 독자적인 문화는 건축과 예술 분야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를 '모사라베 예술(Mozarabic art)'이라 칭한다. 이는 서고트 왕국의 전통 양식에 말발굽 모양의 아치 등 이슬람 건축 요소가 결합된 형태가 특징이다. 전례(Liturgy)에 있어서는 로마 가톨릭의 표준 전례와 구별되는 '모사라베 전례(또는 서고트 전례)'를 독자적으로 유지하였다.
11세기 이후 레콘키스타(국토 회복 운동)가 전개되면서 이슬람 지배 지역이 축소되자, 많은 수의 모사라베가 북부의 기독교 왕국으로 이주하거나 가톨릭 사회로 흡수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보유했던 아랍의 선진 학문과 기술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