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명인전(名人戦, 일본어: めいじんせん)은 일본 장기(쇼기)의 8대 타이틀전 중 하나로, 아사히 신문사와 마이니치 신문사가 공동 주최하는 기전이다. 쇼기의 타이틀전으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며, 용왕전과 함께 쇼기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전으로 간주된다. 기전 서열(계약금 기준)에서는 용왕전이 1위, 명인전이 2위이지만, 기사 서열에서는 용왕과 명인이 동격으로 취급된다.
명칭과 어원
"명인"(名人)은 일본어로 "뛰어난 사람" 또는 "달인"을 뜻하는 말로, 다도, 바둑, 검도 등 일본 전통 예능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가리키는 호칭이다. 쇼기에서 명인은 프로 기사가 획득할 수 있는 최고의 타이틀 중 하나이다. "명인전"은 명인 타이틀을 걸고 벌이는 기전(棋戰)을 의미한다.
역사
명인 제도의 기원은 에도 시대(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 300년간(1612~1937년) 명인은 세습 제도로 유지되었으며, 오하시 본가, 오하시 지가, 이토 가문 등 세 가문 출신 중에서 전임 명인이 은퇴하거나 사망할 때 후계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종신 명인제"(終生名人制)라고 한다.
1935년 일본쇼기연맹은 기존의 세습 방식을 폐지하고 실제 기력에 따라 명인을 결정하는 "실력제 명인제"(実力名人制)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1937년, 구 제도로 명인 자리에 있던 13대 명인 세키네 긴지로(70세)가 자진하여 타이틀을 반납하였고, 같은 해 8명의 정상급 기사가 참가한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기무라 요시오가 실력제로 결정된 최초의 명인이 되었다. 1937년부터 1947년까지는 일부 선수를 대상으로 한 대회를 통해 명인 도전자를 결정했으나, 1947년부터는 현재의 순위전(順位戦) 제도가 공식적으로 확립되었다.
참가 자격과 순위전 제도
명인전은 명인 타이틀 보유자와 도전자 간의 7번기 승부로 진행된다. 도전자를 선발하기 위한 예선 대회는 "순위전"(順位戦)이라는 별도의 명칭을 사용한다. 순위전은 A급, B1급, B2급, C1급, C2급의 5개 클래스로 구성된 리그전으로, 각 클래스 내에서 일년간 풀리그로 대국을 치른다.
- 성적이 좋은 기사는 상위 클래스로 승급하고, 성적이 나쁜 기사는 하위 클래스로 강등된다.
- C2급에서 성적이 부진한 기사는 "프리클래스"(Free Class)로 강등된다.
- 신인 프로 기사는 C2급 최하위부터 시작하며, C2급 상위 3명이 다음 해 C1급으로 승급한다.
- C1급, B2급, B1급의 상위 2명씩이 각각 B2급, B1급, A급으로 승급한다.
- A급 순위전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기사가 현역 명인에게 도전할 자격을 얻는다.
따라서 신인 기사가 데뷔 후 명인에 도전하려면 최소 5년(연속 5회 승급)의 기간이 필요하다.
명인전 참가는 명인전 제도에 소속된 프로 기사만 가능하다. 아마추어 기사, 여성 프로 기사, 명인전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은 일반 프로 기사는 참가할 수 없다.
대회 방식
명인전 타이틀전은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며, 7번기(先에 4승을 거두는 자가 우승) 방식으로 치러진다. 제한 시간은 1국당 9시간으로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순위전(예선)은 6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열리며, 제한 시간은 1국당 6시간이다.
영세 명인 제도
명인 타이틀을 통산 5회 이상 획득한 기사에게는 "영세 명인"(永世名人)의 자격이 부여된다. 이 자격은 통상 은퇴 또는 사망 시 정식으로 수여되며, 예외적으로 오오야마 야스하루는 현역 활동 중에도 특별히 수여되었다.
역대 영세 명인 자격자:
- 14세 명인: 기무라 요시오 (1946년 자격 획득, 1952년 수여)
- 15세 명인: 오오야마 야스하루 (1956년 자격 획득, 1976년 수여)
- 16세 명인: 나카하라 마코토 (1976년 자격 획득, 2007년 수여)
- 17세 명인: 타니가와 코지 (1997년 자격 획득, 현역)
- 18세 명인: 모리우치 토시유키 (2007년 자격 획득, 현역)
- 19세 명인: 하부 요시하루 (2008년 자격 획득, 현역)
이 외에도 명예 명인(名誉名人)이라는 별도의 칭호가 있으며, 1936년 고스게 켄노스케와 1954년 도이 이치타로 두 명만이 이 칭호를 받았다. 또한 추증 명인(追贈名人) 칭호가 있으며, 사카타 산키치가 유일한 수여자이다.
주요 기록
- 최다 우승: 오오야마 야스하루 (18회)
- 최다 연속 우승: 오오야마 야스하루 (13연패, 1959~1971년)
- 최고령 타이틀 획득: 요네나가 쿠니오 (49세 11개월, 1993년)
- 최연소 타이틀 획득: 후지이 소타 (20세, 2023년)
- 최고령 도전: 오오야마 야스하루 (63세, 1986년)
- 최다 타이틀 탈환: 하부 요시하루 (3회)
역대 명인 (주요 인물)
- 기무라 요시오 (1~5기, 1937~1946년): 실력제 첫 명인
- 오오야마 야스하루 (11~30기 중 다수): 18회 우승으로 최다 기록 보유
- 나카하라 마코토 (31~35기, 36~39기, 43~45기, 48~50기): 통산 15회
- 타니가와 코지, 하부 요시하루, 모리우치 토시유키 등이 주요 명인 타이틀 보유자
현재(제84기) 명인 타이틀 보유자는 후지이 소타이다.
스폰서 변경 사례
1977년에는 주최사인 아사히 신문과 일본쇼기연맹 사이에 상금 문제로 협상이 결렬되어 명인전이 중지된 적이 있다. 일본쇼기연맹이 총상금을 1,100만 엔에서 3,000만 엔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아사히 신문이 거부하면서 스폰서십이 종료되었고, 해당 연도에는 명인 타이틀 방어가 무대국으로 인정되었다. 이후 주최 체제가 재정비되어 대회가 재개되었다.
참고
명인전(쇼기)은 바둑의 명인전(名人戦)과는 별개의 대회이다. 바둑 명인전은 명인(일본 바둑) 문서에서 다루는 별개의 기전으로,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