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현존위험의 원칙(明白·現存危險-原則, rule of clear and present danger)은 미국 헌법에서 언론·출판 등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기준으로 채택된 법적 원칙이다. 표현 행위가 국가 안보, 공공 질서 등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초래할 경우에만 정부가 이를 규제할 수 있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
기원과 배경
이 원칙은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의 한계를 설정하기 위해 등장하였다. 1919년 연방대법원의 솅크 판결(Schenck v. United States)에서 올리버 웬델 홈즈(Oliver Wendell Holmes) 대법관이 처음으로 이 원칙을 표명하였다. 홈즈 대법관은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위해원칙(Harm principle)을 기초로 하여 이 기준을 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 제정된 방첩법(Espionage Act)에 따라 전쟁 반대나 징병 반대를 조장하는 언론이 단속되면서, 표현의 자유 제한의 기준이 문제가 되었다. 또한 1901년 미국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 암살 사건 이후 각 주에서 신디컬리즘(syndicalism)과 무정부주의를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되면서, 이들 법률의 합헌성 판단을 위한 기준 정립이 요청되었다.
내용
이 원칙에 따르면, 언론이 직접 해악을 초래하는 현재의 위험이 있을 경우, 그리고 그러한 해악을 유발할 의도로 행해지는 경우에만 표현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 홈즈 대법관은 심사에서 두 가지 요건을 고려하였는데, 하나는 위험이 중대하고 명백한 정도(명백성, clear)이며, 다른 하나는 위험이 급박하게 현재에 발생하는 정도(현존성, present)이다.
변천과 후퇴
1951년 데니스 판결(Dennis v. United States)에서는 이 원칙이 다소 후퇴하여, 중대하고 명백한 위험만 있다면 급박한 위험(현존성)이 아니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이 사건에서 폭력으로 정부를 전복하는 것을 금지한 스미스법(Smith Act)이 공산당 간부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그러나 더글라스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명백·현존위험의 원칙을 고수하였다. 이후 연방대법원은 후속 판결들에서 다시 이 원칙으로 복귀한 경향을 보였다.
한국에서의 적용
한국에서는 1990년 4월 2일 헌법재판소 결정(89헌가113)에서 이 원칙이 논의되었다. 다수의견은 명백성과 현존성 두 요건 모두를 기준으로 언급하면서도, 결론에서는 해악의 크기(명백성)만으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하여, 현존성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명백성의 원칙'에 가까운 해석을 보였다. 반대의견에서는 더글라스 대법관과 유사한 취지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입증된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위헌이라고 판단하였다.
헌법 이론상 위치
영미법의 헌법 이론에서 표현의 자유 규제와 관련된 원칙으로는 명백·현존위험의 원칙 외에도 과도한 광범성의 원칙(The Overbreadth Doctrine), 막연하기 때문에 무효의 원칙(The Void-for-Vagueness Doctrine), 덜 제한적인 규제의 원칙(The Less Restrictive Alternative) 등이 함께 논의된다.
이 원칙은 표현의 자유, 특히 정치적 표현의 보호에 기여한 중요한 법리로 평가되며, '표현의 자유의 수호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시에 그 적용 범위와 기준을 둘러싸고 시대와 사안에 따라 해석상 변화가 있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