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브라운의 결혼(Die Ehe der Maria Braun)은 1979년에 개봉한 서독 영화로,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가 감독한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전후 독일의 경제 기적(Wirtschaftswunder)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격동적인 독일 현대사를 깊이 있게 조명하며 뉴 저먼 시네마(New German Cinema)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영화는 전쟁 막바지에 군인 헤르만(Hermann)과 결혼한 마리아 브라운(Maria Braun, 한나 쉬굴라 분)의 이야기를 따른다. 남편이 전선으로 돌아가 실종된 후, 마리아는 생존을 위해 자신의 미모와 지성을 활용하며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녀는 미군 병사와의 관계, 그리고 프랑스인 사업가의 통역사 및 연인으로서 사회적 성공을 이뤄나가며 점차 부와 명성을 얻게 된다. 마리아의 개인적인 성공과 희생은 폐허가 된 독일이 경제 대국으로 변모하는 과정, 즉 전후 독일 사회의 집단적 경험과 궤를 같이 한다.
파스빈더는 이 영화를 통해 개인의 욕망, 사랑, 생존이 사회적 변화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탐구한다. 마리아는 냉철한 이성과 현실 감각으로 성공을 거두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희생과 내면의 고독, 그리고 남편에 대한 변함없는 기다림이 복합적으로 그려진다. 영화는 전후 독일 사회의 물질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으며, 여성의 독립적인 삶과 그에 따르는 대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은 개봉 당시 국제적인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특히 주인공 마리아 브라운 역을 맡은 한나 쉬굴라의 연기는 큰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파스빈더의 가장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영화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에도 이 영화는 파스빈더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전후 독일 사회와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선을 제공하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