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는 바퀴목(Blattodea) 흰개미아목(Isoptera)에 속하는 곤충 과(family)이다. 학명 Kalotermitidae는 1853년에 기재된 모식속(模式屬) Kalotermes에서 유래하며, 영문 명칭은 'drywood termite(마른나무흰개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과에 속하는 흰개미는 지표면과 접촉하지 않고 마른 목재 내부에서만 생활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전 세계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며, 21개 속(屬), 약 419종(種)으로 구성되어 있어 흰개미과(Termitidae) 다음으로 종 다양성이 높은 흰개미 분류군이다.
형태적 특징으로는 체장이 3~20mm로 다양하며, 모든 계급(caste)에서 앞가슴등판(pronotum)이 머리 너비와 같거나 더 넓다. 일개미(worker)와 병정개미(soldier)는 대체로 원통형의 형태를 띤다. 다리의 발목마디(tarsus) 공식은 4-4-4이며 각 다리에는 세 개의 경골 자극(tibial spur)이 있다. 병정개미의 큰턱(mandible)은 톱니 모양으로 강하게 발달되어 있으며, 특히 Cryptotermes속과 Eucryptotermes속에서는 두부(頭部)가 앞쪽으로 확장되어 방어에 적응한 형태(phragmosis)를 보인다.
생물학적 특징으로, 마른나무흰개미과는 진정한 일개미 계급이 없고 미성숙 개체인 유사일개미(pseudergate, '가짜 일개미')가 노동 역할을 수행하는 선형 발생 체계(linear developmental system)를 가진다. 군집은 일반적으로 단일 목재 조각 내에 정착하여 생활하며, 하나의 왕과 여왕 쌍이 군집을 이끈다. 단성생식(처녀생식, parthenogenesis)이 일부 종에서 보고되었으나 대부분은 임의적( facultative)이며, Glyptotermes nakajimai의 일부 개체군에서만 순수한 단성생식 번식이 확인되었다.
생태적 측면에서 이 과의 흰개미는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수분 보존 기작을 가지고 있다. 소화되지 않은 물질이 소화관을 통과할 때 뒷장(hindgut)의 특수한 직장선(rectal gland)에서 수분을 재흡수하며, 서식하는 목재로부터 필요한 모든 수분을 공급받아 오랜 기간 건조 환경을 견딜 수 있다. 큰턱에는 아연(zinc)이 강화되어 있어 건조 목재라는 기계적으로 소화가 어려운 먹이원에 적응하였다.
날개를 가진 유시충(alate)은 따뜻하고 화창한 날(기온 27~38°C)에 비행하며, 출구 구멍에서 나와 사방으로 흩어진다. 분산 비행 중에는 주광성(走光性, phototropism)을 나타내어 불빛에 모여드는 습성이 있다.
경제적 중요성 측면에서, 가구, 전신주, 저장 목재, 건축물 등에 피해를 입히는 주요 해충으로 분류된다. 건조 목재를 가해할 수 있어 습한 토양이 필요했던 기존 흰개미과와 달리 더 넓은 범위의 건축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Cryptotermes brevis(서인도마른나무흰개미)와 Incisitermes minor(서부마른나무흰개미)가 대표적인 해충 종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통짜흰개미속(Glyptotermes)에 속하는 통짜흰개미(Glyptotermes nakajimai) 1종이 남부 도서 지역에서 보고된 바 있다. 2023년 5월에는 크립토털미스 집흰개미(Cryptotermes domesticus)가 서울 강남 지역 주택에서, 같은 해 9월에는 서부마른나무흰개미(Incisitermes minor)가 창원에서 각각 발견되어 국내 유입이 확인되었다. 이들은 외래종으로,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을 중심으로 방제 및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다.
계통분류학적으로 마른나무흰개미과는 단계통군(monophyletic group)으로 지지되며, '하등흰개미(lower termite)' 그룹에 속한다(이는 내부 공생 편모충 유무에 따른 전통적 분류로, 현재는 학계에서 이 용어의 사용을 지양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주요 하위 속으로는 Cryptotermes, Glyptotermes, Incisitermes, Kalotermes, Neotermes, Postelectrotermes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