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젠시(Regency)는 영어 'regency'의 한국어 음차 표기로, 어원은 라틴어 'regere'(다스리다, 통치하다)에서 유래하였다. 기본적으로 섭정(攝政) 또는 섭정 시대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섭정이란 군주가 미성년, 질병, 부재 등의 사유로 직접 통치할 수 없을 때 그를 대신하여 국가를 다스리는 일 또는 그 직위를 가리킨다. 역사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는 두 가지이다.
첫째, 영국의 리젠시 시대(Regency era, 1811~1820)이다. 조지 3세가 정신 질환으로 통치가 불가능해지자, 그의 아들인 웨일스 왕자 조지(훗날 조지 4세)가 섭정(Prince Regent)으로서 왕권을 대행한 시기이다. 이 시기는 영국 문화사에서 독특한 양식으로 자리 잡아, 건축(리젠시 건축), 패션, 문학(리젠시 로맨스 소설) 등에서 '우아함과 세련미'를 특징으로 하는 하나의 예술 사조로 평가된다.
둘째, 프랑스의 레장스 시대(Régence, 1715~1723)이다. 루이 14세 사망 후 당시 5세였던 루이 15세를 대신하여 오를레앙 공 필리프 2세가 섭정을 맡았던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바로크 양식에서 로코코 양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예술 양식이 발달하였으며, 프랑스어 '레장스(Régence)'는 '섭정'이라는 본뜻 외에도 '오를레앙 공 섭정 시대풍의 (우아하고 유연한)'이라는 미술사적 의미를 추가로 지닌다.
한국에서는 '리젠시'라는 단어가 '호화롭다', '세련되다', '서구적이다' 등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상업적 브랜드명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호텔, 리조트, 패션 브랜드, 성형외과, 인테리어 업소, 연립주택 등의 상호나 간판에 '리젠시'가 빈번히 등장하나, 이는 원래의 '섭정'이라는 역사적 의미와는 거리가 먼 마케팅적 활용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