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는 한국어에서 여러 의미와 용법을 지닌 음절이자 단어로, 크게 거리 단위, 한자 독음, 접미사, 그리고 북한의 표기 관행 등 다양한 층위에서 사용된다.
1. 거리 단위 (里)
리(里)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된 길이 단위이다. 한국에서 1리는 관례적으로 약 0.4km(약 393m~420m)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제국이 1905년 반포한 도량형법에 따르면 1리는 420m(1,386척)로 규정되었다. 이후 1909년 일본식 도량형법이 도입되면서 1리가 약 3.9km로 변경되기도 하였으나, 미터법이 전면 실시된 1964년 이후에는 비법정단위로 폐지되었다. 중국에서는 시대에 따라 1리의 길이가 달랐으며, 진나라에서는 약 576m, 한나라에서는 약 415.8m, 당나라에서는 약 323m로 추정된다. 일본에서는 1리가 약 3.9km로 한국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십리길", "삼천리강산" 등의 표현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2. 한자 독음
'리'는 다수의 한자의 한국어 음(音)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理 (다스릴 리): 이치, 다스림을 뜻한다. '이치', '관리', '지리' 등에 쓰인다.
- 里 (마을 리): 마을, 거리 단위를 뜻한다. '마을 리'로도 불린다.
- 利 (이로울 리): 이익, 이로움을 뜻한다. '이익', '유리' 등에 쓰인다.
- 吏 (벼슬아치 리): 관리, 벼슬아치를 뜻한다.
- 履 (밟을 리): 밟다, 신발을 뜻한다. '이력', '이행' 등에 쓰인다.
- 梨 (배나무 리): 배나무를 뜻한다.
- 裏/裡 (속 리): 속, 안을 뜻한다.
- 離 (떼놓을 리): 떠나다, 분리하다를 뜻한다.
이 외에도 璃(유리 리), 罹(걸릴 리), 鯉(잉어 리), 李(오얏 리) 등 다수의 한자가 '리' 음을 가진다. 한국어의 두음법칙에 따라 단어의 첫머리에서는 '이'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예: 이치, 이익, 이력).
3. 접미사로서의 용법
'리'는 한국어 문법에서 접미사로도 기능한다.
- 사동 접미사 '-리-': 일부 동사 어간에 붙어 사동의 뜻을 더한다. 예: '날리다', '울리다', '돌리다' 등.
- 피동 접미사 '-리-': 일부 동사 어간에 붙어 피동의 뜻을 더한다. 예: '들리다', '팔리다', '걸리다' 등.
- 한자어 접미사 '리(裏/裡)': 몇몇 명사에 붙어 '가운데' 또는 '속'의 뜻을 더한다. 예: '물리(물裏)', '그리(그裏)' 등.
사동 접미사와 피동 접미사는 형태가 동일하여 문맥에 따라 구분된다.
4. 북한의 표기 관행
북한에서는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아, 남한에서 '이'로 표기하는 단어의 첫머리 음절을 '리'로 적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남한의 '이름', '이론'에 해당하는 단어가 북한에서는 '리름', '리론'으로 표기된다. 또한 성씨 '이(李)'를 북한에서는 '리'로 표기한다.
5. 기타 용법
'리'는 한국어에서 '~할 리가 없다'와 같은 표현에서 '이치'나 '가능성'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럴 리가 없다"는 "그럴 이치가 없다"는 뜻이다. 이는 한자 '理'의 의미에서 파생된 용법으로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리'는 한국어에서 거리 단위, 한자 독음, 문법적 접미사, 북한 표기 관행 등 다양한 층위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실재하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