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롬 해킹(ROM Hacking)은 비디오 게임의 롬(ROM, Read-Only Memory) 이미지 또는 롬 파일의 내용을 수정하여 게임의 그래픽, 대화, 스테이지, 게임플레이 등 게임의 여러 요소를 변경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주로 특정 게임의 팬이 기존 게임을 변형하여 새로운 게임 경험을 창출하거나, 오래된 게임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수행된다.
기술적 방법
롬 해킹은 주로 헥스 에디터(16진수 데이터 편집 프로그램)와 함께 게임별 특수 편집 도구를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주요 기술적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헥스 편집: 게임의 바이너리 데이터를 직접 16진수 수준에서 수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기법. 텍스트 편집, 아이템 속성 변경, 어셈블리 코드 수정 등에 활용된다.
- 그래픽 편집: 타일 에디터 등을 통해 게임의 배경, 캐릭터, 폰트 등의 외형을 변경하는 기법.
- 팔레트 편집: 게임에서 사용되는 색상 값을 수정하여 화면에 표시되는 색상을 변경하는 기법.
- 레벨 편집: 게임의 스테이지나 맵을 재설계하는 방식으로, 게임별 전용 편집기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데이터 편집: RPG 게임 등에서 캐릭터, 아이템, 적의 속성과 같은 데이터를 수정하는 방식.
- 어셈블리 해킹(ASM 해킹): 게임의 실제 코드를 수정하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법. 에뮬레이터의 디버거, 디스어셈블러, 어셈블러 등 고도로 전문적인 도구가 사용된다.
- 역컴파일(디컴파일레이션): 게임의 바이너리 실행 파일을 고수준 프로그래밍 언어(예: C)로 복원하여 소스 코드 수준에서 수정하는 접근 방식.
- 음악 해킹: 게임의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을 교체하거나 수정하는 비교적 드문 기법.
- 롬 확장: 기존 롬 이미지의 총 용량을 늘려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할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
번역 해킹
롬 해킹은 한 언어로 제작된 게임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위해 수행되기도 한다. 롬 해킹 커뮤니티 내에서 이러한 작업은 "번역 해킹(translation hacking)" 또는 "팬 번역(fan translation)"으로 불린다. 한국에서도 다수의 비디오 게임이 비공식 한글화를 통해 배포된 사례가 존재한다.
배포 방식
완성된 롬 해킹은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배포된다. 저작권이 있는 원본 게임을 그대로 재배포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이므로, 일반적으로 원본 롬에서 수정된 부분만을 기록한 패치 파일(IPS, PPF, UPS, APS 등의 형식) 형태로 배포된다. 사용자는 패치 파일을 원본 롬에 적용하여 수정된 게임을 실행하게 된다.
실행 환경
해킹된 게임은 주로 콘솔 에뮬레이터를 통해 실행되지만, 실제 하드웨어에서도 실행이 가능하다. 실제 하드웨어에서 실행하는 경우 원본 카트리지의 롬 칩을 교체하거나 플래시 카트리지를 사용하거나, 광학 매체의 경우 패치된 게임을 기록 가능한 디스크에 굽는 방식이 사용된다.
주요 대상 시스템과 게임
롬 해킹은 주로 NES(패밀리컴퓨터), SNES(슈퍼패미컴) 등 파일 크기가 작고 구조가 단순한 초기 콘솔 게임을 대상으로 많이 이루어졌다. 게임보이, 게임보이 컬러,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게임들도 해킹 대상으로 인기가 많으며, 닌텐도 64, 플레이스테이션, 메가 드라이브(제네시스), 닌텐도 DS의 게임들도 해킹 사례가 존재한다. 인기 있는 게임 시리즈일수록 해킹도 활발한데, 슈퍼 마리오, 소닉 더 헤지혹, 마리오 카트, 포켓몬스터, 젤다의 전설, 파이널 판타지, 캐슬바니아, 메가맨, 파이어 엠블렘, 어스바운드, 슈퍼 메트로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커뮤니티와 역사
롬 해킹 커뮤니티는 게임 수정에 관한 가이드, 도구, 패치를 공유하는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대표적인 사이트로 ROMhacking.net이 있었으며, 2005년 말에 개설되어 2024년까지 해킹, 번역, 유틸리티, 문서, 패치의 저장소 역할을 수행했다. 2024년 8월 ROMhacking.net이 운영 방식을 변경한 이후, 후속 사이트인 Romhack.ing이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
롬 해킹의 역사는 오래되었으며, 초기 사례로는 1980년대 후반 일본에서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용 게임을 대상으로 한 수정 도구와 이를 활용한 데모 해킹이 존재했다. 1980~1990년대에는 일부 컴퓨터 잡지가 게임 코드 수정 관련 칼럼을 정기적으로 게재하기도 했다.
법적 측면
롬 해킹의 법적 지위는 국가와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원본 게임의 저작권이 있는 코드를 그대로 재배포하는 것은 불법이며, 이러한 이유로 패치 파일 형태의 배포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원본 게임 자체를 소유하고 있는 사용자가 개인적인 용도로 수정하는 행위의 적법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관련 개념
롬 해킹은 비디오 게임 모딩(Modding)의 한 형태로 간주되기도 하며, 게임의 팬 번역, 소프트웨어 포크, 홈브루(비공식 게임 개발) 등의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