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E-R9(Lotus E-R9)는 영국의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Lotus)가 2021년 2월 공개한 순수 전기 내구 레이스카 콘셉트 디자인 연구(design study) 차량이다. 실제 양산 또는 실전 레이싱에 투입된 차량이 아니라, 미래 기술을 선보이기 위한 컨셉 카로 제작되었다.
개요
로터스 E-R9은 영국 헤셀(Hethel)에 본사를 둔 로터스의 엔지니어링 컨설팅 사업부인 로터스 엔지니어링(Lotus Engineering)이 개발한 기술 쇼케이스 성격의 설계 연구 모델이다. 이 차량은 2030년 시즌을 가정한 차세대 순수 전기 내구 레이스카를 상정한 디자인 스터디로서, 첨단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공기역학 분야에서 로터스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명칭의 의미
'E-R'은 Endurance Racer(내구 레이서)의 약자이며, '9'는 차량의 경기용 번호로, 로터스의 과거 모터스포츠 역사에 대한 경의를 담아 선택되었다. 로터스 레이싱 팀이 1955년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처음 출전할 때 사용한 로터스 마크 IX(Mark IX)가 출전 번호 9를 달았던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E-R9이 실제로 2030년 시즌에 경주에 참가하게 된다면, 마크 IX의 르망 데뷔 7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지닌다.
설계 특징
E-R9은 전투기 스타일의 캐노피(조종석 덮개)가 삼각익(delta-wing) 형태의 상부 차체 중앙에 장착된 독특한 외관을 지닌다. 차체 색상은 검은색과 금색으로 도색되었는데, 이는 로터스의 모터스포츠 유산 — 포뮬러 1(F1) 챔피언십 13회 우승 기록 — 을 상징하는 색상이다.
차량의 대표적인 공기역학 혁신 기술로는 '모핑(morphing) 바디 패널'이 있다. 이는 능동 표면이 운전자의 조작 또는 성능 센서 입력에 따라 형상과 기류에 대한 자세를 변화시켜, 직선 구간에서는 최소 항력을, 코너에서는 최대 다운포스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개념이다. 또한 후방에 수직으로 장착된 제어 표면이 공기역학적 힘을 발생시켜 타이어 접지면의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차량의 방향 전환을 돕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파워트레인
E-R9은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고급 전기 드라이브트레인을 특징으로 하며,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이 기술은 로터스의 순수 전기 하이퍼카 에비야(Evija)에 이미 통합된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E-R9에서는 운전자가 주행 중에 시스템을 직접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설명되었다.
개발진
이 차량은 로터스의 수석 공기역학 담당자 리처드 힐(Richard Hill)과 로터스 에비야의 주임 플랫폼 엔지니어이자 지리 그룹 모터스포츠 인터내셔널 GT 기술 이사인 루이스 커(Louis Kerr)가 개발을 주도했다. 외관 디자인은 로터스 디자인 디렉터 러셀 카(Russell Carr)가 이끄는 로터스 디자인 팀이 담당했다.
기술 전망과 한계
E-R9은 컨셉 카로서 실제로 제작·주행된 차량이 아니라 미래 설계 방향을 제시하는 디자인 스터디이다. 리처드 힐은 이 차량에 포함된 기술들이 "향후 개발되어 실용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루이스 커는 2030년 이전에 혼합 셀 화학 배터리 기술과 피트스톱 중 배터리 핫 스왑(hot-swap) 기술이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을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개발진의 기술적 기대치에 해당하며, 실제 구현 가능성과 시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문화 속 등장
로터스 E-R9은 모바일 및 콘솔 레이싱 게임 '아스팔트 레전드 유나이트'(Asphalt Legends Unite, 구 아스팔트 9)에 게임 내 차량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