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크(영어: roc)는 중동 지역의 민간 신화 및 설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거대 맹금류이다. 아랍의 지리지와 자연사 문헌, 아랍 동화와 선원들의 설화에 널리 등장하며, 특히 《천일야화》에 수록된 〈신드바드의 이야기〉를 통해 서양에 널리 알려졌다.
특징
로크는 코끼리를 발톱으로 낚아채 들어올릴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새로 묘사된다. 날개를 펼치면 하늘을 가릴 정도의 크기로 그려지며, 알 하나의 둘레가 50보(步)에 이른다는 묘사도 있다. 이집트·아라비아 반도·인도양 연안의 항해자들 사이에서 전해진 전설적인 새로, 중세 아랍 세계의 지리 저술에도 그 존재가 언급되었다.
어원
영어 단어 "roc"은 프랑스의 동양학자 앙투안 갈랑(Antoine Galland)이 프랑스어 "roc"으로 옮긴 데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아랍어 "ruḵḵ(رُخّ)"에서, 다시 페르시아어 "ruḵ(رخ)"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로크는 "루크(Rukh)", "로흐(Rokh)" 등으로도 표기된다.
전승
로크는 《천일야화》의 〈신드바드의 두 번째 항해〉와 〈다섯 번째 항해〉, 그리고 〈마그리브 사람 압둘라흐만의 루크 이야기〉에 등장한다. 14세기 베네치아의 여행가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로크에 대해 서술하였으며, 그의 기록에 따르면 로크는 코끼리를 발톱으로 움켜쥐어 높이 들어 올린 뒤 떨어뜨려 죽이고 잡아먹는 새라고 하였다. 폴로는 로크가 마다가스카르 등 남쪽 지역에서 날아온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14세기 이슬람 여행가 이븐 바투타는 자신의 여행기에서 중국 바다 위 하늘에 거대한 산처럼 보이는 물체가 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이 로크라고 말했다고 기록한 바 있다.
기원에 대한 해석
로크 신화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다. 미술사가 루돌프 비트코워(Rudolf Wittkower)는 인도 신화의 태양새 가루다(Garuda)와 뱀(나가)의 싸움 이야기에서 그 모티프가 유래했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일부 학자는 로크가 페르시아의 시무르그(Simurgh)나 인도의 가루다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가 약하며, 이슬람 이전 아랍의 거대 새 "안카(ˁAnqāˀ)"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또한 19세기 이후에는 마다가스카르에 실제로 서식했던 멸종 조류인 코끼리새(Aepyornis)의 거대한 알과 화석이 로크 신화의 실체적 근거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코끼리새는 키가 약 3미터에 달하는 날지 못하는 새였으며, 16세기 무렵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코끼리새는 날지 못하는 주금류(走禽類)로, 날아다니며 코끼리를 낚아챈다는 로크의 묘사와는 차이가 있다.
대중문화에서의 영향
로크는 현대 판타지 문학과 게임 등 다양한 대중문화 작품에 등장한다.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 Dragons)과 같은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의 몬스터로도 등장하며, 거대한 맹금류라는 이미지가 여러 매체에서 차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