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카발리(Roberto Cavalli, 1940년 11월 15일 ~ 2024년 4월 12일)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발명가이다. 그는 이국적인 프린트와 청바지의 샌드블라스트(sand-blasted) 가공 기법을 창안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이름을 딴 패션 하우스인 로베르토 카발리(Roberto Cavalli S.p.A.)는 럭셔리 의류, 향수, 가죽 액세서리 등을 생산 및 판매한다.
카발리는 1940년 11월 15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인 주세페 로시(Giuseppe Rossi)는 마키아이올리(Macchiaioli) 운동에 참여한 화가였으며, 그의 작품은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에 전시되기도 하였다. 카발리가 4세 때인 1944년, 그의 아버지는 나치의 민간인 보복 학살 사건인 카브릴리아 학살(Cavriglia massacre)로 사망했다.
카발리는 피렌체의 지역 예술 학교에 입학하여 직물 인쇄(textile print)를 전공했다. 학생 시절에 니트 소재에 꽃무늬 프린트를 적용한 작품을 제작하여 이탈리아 주요 양말 제조업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1970년대 초반, 그는 가죽 위에 인쇄하는 공정을 발명하여 특허를 획득했고, 여러 소재를 패치워크로 결합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파리에서 선보인 후 에르메스(Hermès)와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 등으로부터 주문을 받았다. 32세 때 파리의 프레타포르테(Prêt-à-Porter) 살롱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컬렉션을 발표했다.
1972년 프랑스 생트로페(Saint-Tropez)에 첫 부티크를 오픈했고, 1975년 로베르토 카발리 패션 하우스를 설립했다. 이 브랜드는 "여성성, 활기, 그리고 표범 무늬"를 핵심 요소로 삼았다. 1994년 밀라노에서 세계 최초로 샌드블라스트 기법을 적용한 청바지를 선보였다. 2000년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디퓨전 라인인 저스트 카발리(Just Cavalli)를 론칭했다.
카발리의 디자인은 호피 무늬, 표범 무늬 등 동물 프린트를 특징으로 하여 "호피 무늬의 제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패션 하우스는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었으며, 남성복, 여성복, 아동복, 액세서리, 시계, 주얼리, 향수, 안경, 수영복, 언더웨어 등 다양한 라인을 전개했다.
개인적으로 카발리는 1964년 실바넬라 지안노니(Silvanella Giannoni)와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었고, 1974년 이혼했다. 1977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참가자였던 에바 뒤링거(Eva Düringer)를 만나 1980년 결혼했으며, 세 자녀를 두고 사업 파트너로도 함께 활동하다가 2010년 이혼했다. 2023년에는 파트너인 스웨덴 모델 겸 배우 산드라 닐손(Sandra Nilsson)과의 사이에서 여섯째 자녀의 출생을 발표했다.
로베르토 카발리는 2024년 4월 12일, 오랜 투병 끝에 피렌체 자택에서 향년 83세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