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티앤(Robert I Estienne, 1503년 ~ 1559년 9월 7일)은 16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한 인쇄업자이자 출판업자이다. 라틴어명으로는 로베르투스 스테파누스(Robertus Stephanus), 영어명으로는 로버트 스티븐스(Robert Stephens)로도 알려져 있다.
에티앤 인쇄소의 창립자인 아버지 앙리 에티앤(Henri Estienne)이 사망한 후 그 인쇄소를 물려받아 운영하였다. 그는 라틴어·히브리어·헬라어 성경 인쇄에서 '왕의 인쇄업자(Printer to the King)'로 불렸으며, 수많은 고전 문헌과 성경의 헬라어·라틴어 번역본들을 출판·재출판하였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라틴어 대사전(Thesaurus linguae latinae)』의 간행이 꼽히며, 이는 현대 라틴어 사전학의 기초로 평가된다. 또한 1551년에 신약성경을 표준화된 절(節) 번호로 구분하여 인쇄한 최초의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장절 구분 방식은 이후 성경 출판의 표준이 되었다.
에티엔은 가톨릭 신자로 성장하였으나 말년에 개신교로 개종하였다. 그가 출판한 성경들에 포함된 주석이 소르본 대학의 가톨릭 신학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검열 압박을 피해 가족과 함께 제네바로 망명하였다. 제네바에서는 요한 칼뱅(장 칼뱅)의 저작들을 다수 출판하였으며, 1556년 제네바 시민권을 취득하였다. 1559년 9월 7일 제네바에서 사망하였다.
에티엔의 네 아들 가운데 두 명은 인쇄업자로서 활동하였으며, 그중 앙리 에스티엔(Henri Estienne)이 가업을 계승하였다. 에티엔은 동시대의 다른 인쇄업자들과 함께 '프랑스 인쇄술의 황금기'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