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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십이면체

로마 십이면체(Roman dodecahedron)는 로마 제국 시대에 제작된 소형 중공(속이 빈) 금속 유물이다. 구리 합금을 주물로 떠서 만든 정십이면체(regular dodecahedron) 형태로, 열두 개의 오각형 면 각각에는 지름이 다양한 원형 구멍이 뚫려 있으며, 각 꼭짓점에는 돌출된 마디( knob )가 달려 있다. 갈로-로만 십이면체(Gallo-Roman dodecahedron)라고도 불린다.

기원후 2세기에서 4세기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1739년 영국 허트퍼드셔의 애스턴에서 최초로 기록된 이후 현재까지 약 130여 개가 발견되었다. 출토 지역은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헝가리,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등 주로 로마 제국의 서북부 속주(갈리아 지방)에 집중되어 있으며, 로마 본토인 이탈리아에서는 발견된 사례가 없다. 2023년에는 영국 링컨셔의 노턴 디즈니에서 아마추어 고고학자들에 의해 보존 상태가 우수한 십이면체가 발굴되어 주목받았다.

크기는 지름 약 4~11cm, 면의 구멍 지름은 6~40mm, 무게는 최소 35g에서 최대 1kg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밀랍 주조법(lost wax technique)으로 제작되었으며, 외부는 정교하게 마감되고 광택 처리된 반면 내부는 다듬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표면에는 원, 선, 점 등의 장식이 새겨져 있으나 문자나 숫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유물의 용도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고고학적 맥락이 확인된 사례 중에는 군사 시설, 무덤, 목욕탕, 극장, 주화 보관소, 하천 바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출토되었으나,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를 명확히 알려주는 고대 문헌이나 그림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50가지가 넘는 가설이 제기되었으며, 대표적으로는 점성술 도구, 군사 지휘봉, 주사위, 촛대, 장갑 제작용 실 감개, 달력 계산기, 수도관 나사 조임용 도구, 종교적 의식 도구 등이 있으나 어느 것도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유물에 마모 흔적이 거의 없는 점도 용도 추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로마 십이면체는 고고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미해결 유물 중 하나로 꼽히며, 그 정체는 현재까지도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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