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하우대벌레(Lord Howe Island stick insect, 학명: Dryococelus australis)는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태즈먼해에 위치한 로드하우섬(Lord Howe Island) 그룹에 서식하는 대벌레목의 곤충이다. 현지에서는 '나무가재(tree lobster)'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단일형 속(屬)인 Dryococelus의 유일한 종이다.
형태 및 특징
성체는 최대 길이 20cm, 무게 25g에 달하며, 수컷은 암컷보다 약 25% 정도 작다. 일반적인 대벌레가 가느다란 체형을 가진 것과 달리 로드하우대벌레는 몸통이 굵고 튼튼하며 다리가 강건하다. 수컷의 뒷다리 넓적마디(퇴절)가 암컷보다 더 굵은 것이 특징이다. 날개는 퇴화되어 없으며, 야행성이다. 갓 부화한 약충은 밝은 녹색을 띠며 주간에 활동하지만, 성숙함에 따라 검은색으로 변하고 야행성으로 전환된다.
생태 및 번식
다른 곤충과 달리 일부 암수 쌍이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독특한 행동을 보인다. 암컷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상태로 알을 낳으며, 부화까지 최대 9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수컷 없이도 단성생식(처녀생식, parthenogenesis)이 가능하여 개체 수가 적은 상황에서도 생존에 유리한 특성을 지닌다.
멸종과 재발견
1918년, 보급선 SS 마캄보 호가 로드하우섬에 좌초되면서 검은쥐(black rat)가 섬에 유입되었다. 이로 인해 로드하우대벌레는 2년 만에 섬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1920년 이후로는 개체가 발견되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간주되었다.
1964년, 로드하우섬에서 남동쪽으로 약 23km 떨어진 불스피라미드(Ball's Pyramid)라는 바위섬에서 등반가들이 죽은 개체를 발견하였으나, 이후 여러 차례 탐사에서 살아있는 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2001년, 호주 과학자 데이비드 프리델(David Priddel)과 니컬러스 칼라일(Nicholas Carlile)이 불스피라미드를 재탐사하여 해발 약 100m 지점의 틈새에서 자라는 단 한 그루의 멜랄레우카 관목 아래에 서식하는 24개체의 살아있는 개체군을 발견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로 인해 로드하우대벌레는 '라자루스 분류군'(Lazarus taxon, 한때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다가 재발견된 분류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보전 현황
2003년, 뉴사우스웨일스 국립공원야생동물관리청 연구팀이 불스피라미드에서 두 쌍의 번식 쌍을 채집하여 멜버른 동물원 등에서 인공 증식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2006년에는 약 50개체와 수천 개의 알이 확보되었고, 2008년에는 700개체와 11,376개의 알로 개체 수가 증가하였다. 2016년까지 멜버른 동물원에서 13,000개의 알이 부화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영국 브리스톨 동물원,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캐나다 토론토 동물원 등으로도 분양되어 별도의 보전 개체군이 조성되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Critically Endangered, CR)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현재 로드하우섬 본섬의 검은쥐 박멸 계획이 진행 중이며, 성공할 경우 본섬으로의 재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로드하우 석호 내 블랙번섬(Blackburn Island)에 시험 재도입이 계획되어 있다.
유전학
2017년 유전체 연구에 따르면, 불스피라미드에서 발견된 개체군과 로드하우섬 박물관 표본 간의 DNA 서열 차이는 박물관 표본 내 변이 범위와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되어, 두 개체군이 동일한 종임이 유전적으로 입증되었다. 이 종의 게놈 크기는 4Gb(기가염기쌍) 이상으로 매우 크며, 6배체(hexaploid)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