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페 103급(Renfe Class 103, S103 또는 S/103으로도 표기)은 스페인의 국영 철도 운영사인 렌페(Renfe)가 AVE 고속철도 서비스에 사용하는 고속 전기 동력분산식 열차이다. 독일 지멘스(Siemens)가 제작하였으며, 지멘스의 벨라로(Velaro) 패밀리 중 두 번째 모델로 벨라로 E(Velaro E)라는 제작사 명칭을 가진다.
개요
렌페 103급은 독일 철도(Deutsche Bahn)의 ICE 3 고속열차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2001년 3월 24일, 지멘스는 마드리드-바르셀로나 고속선에 투입할 32편성의 고속열차 공급 입찰 중 절반을 수주하였으며, ICE 3를 개량한 모델을 제안하였다. 개량 사항으로는 더 높은 출력(8,800kW)과 가속 성능, 넓은 온도 범위에서의 운행 능력, 그리고 다른 실내 설계가 포함되었다.
당시 ICE 3는 독일 내 여러 철도 차량 제조사들의 공동 생산품이었는데, 이들 제조사들은 지멘스에 대해 103급용 부품 공급이나 라이선스 제공을 거부하였다. 이로 인해 납기가 지연되었고, 지멘스는 약 2,100만 유로의 지연 배상금을 지불하였다. 그러나 지멘스는 이 과정에서 누락된 구성 요소를 자체 개발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완전한 고속열차 플랫폼인 벨라로(Velaro)를 구축하게 되었다.
초도 16편성에 이어 2005년 12월 23일 추가로 10편성이 발주되어, 총 26편성이 제작되어 현재까지 운행 중이다.
기술 사양
렌페 103급은 동력분산식(Distributed Traction) 방식을 채택하여 기존의 동력차(기관차)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 동력 장치가 차량 하부에 분산 배치되어 있어 차량 내부 공간을 승객 수송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동일 길이의 다른 열차보다 약 20%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한다.
- 편성: 8량 1편성 (4M4T, 동력분산식)
- 차체 구조: 알루미늄
- 전장: 200m
- 전폭: 2,950mm
- 전고: 3,890mm
- 궤간: 1,435mm (표준궤)
- 공차 중량: 약 425t
- 축중: 약 15t
- 전기 방식: 25kV 50Hz AC 가공전차선
- 구동 방식: VVVF 인버터 제어 (GTO 소자)
- 견인 전동기: 16기의 3상 비동기 모터 (각 550kW, 총 8,800kW)
- 최고 설계 속도: 350km/h
- 영업 최고 속도: 300km/h (2011년 12월 ~ 2016년 8월간 마드리드-바르셀로나선 과달라하라-칼라타유드 구간에서 310km/h로 운행)
- 시험 최고 속도: 403.7km/h (2006년 7월 16일, 103-005편성, 스페인 철도 최고 속도 기록)
- 좌석 수: 404석 (Club 7석, Preferente 103석, Turista 264석, 휠체어석 2석 포함 시 406석)
- 신호 시스템: ERTMS Level 1&2, LZB, ASFA
- 제동 방식: 회생 제동, 발전 제동, 공기 제동
- 대차 배열: Bo′Bo′+2′2′+Bo′Bo′+2′2′+2′2′+Bo′Bo′+2′2′+Bo′Bo′
특징
렌페 103급은 전자적으로 4량씩 두 개의 동일한 반쪽 편성(半編成, half-train)으로 구성되며, 각각 독립적인 전력 시스템을 가진다. 팬터그래프와 고압 모선만 편성 전체에 공유된다.
선두차에는 운전실과 승객실 사이에 전기 변색 유리(전기크로믹 글라스)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승객이 운전사와 동일한 전방 시야를 공유할 수 있다. 운전사는 필요에 따라 이 스크린을 불투명하게 전환할 수 있다. 103급의 경우 이 공간에 일반 좌석 대신 7인용 테이블이 갖춰진 회의실(Club Class)이 마련되어 있다.
연결기는 샤르펜베르크(Scharfenberg) 자동 연결기로, 2편성 병결 운행이 가능하며(최대 808명 수용), 렌페 252급 기관차 및 100급 AVE 열차와의 연결 호환성을 가진다.
운행
렌페 103급은 2007년 6월 22일 마드리드-타라고나 구간에서 최초로 상업 운행을 시작하였다. 2007년 12월 24일 코르도바-말라가 고속선 개통과 함께 마드리드-말라가 노선에도 투입되었으며, 2008년 2월 20일 마드리드-바르셀로나 고속선 전 구간 개통 이후로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간 무정차 운행 시 최단 2시간 30분의 소요 시간을 기록하였다.
초기에는 신호 시스템(ETCS Level 2)이 완비되지 않아 영업 최고 속도가 300km/h로 제한되었다. 현재도 대부분의 구간에서 300km/h로 운행 중이다.
주요 운행 노선은 마드리드-바르셀로나 고속선(마드리드-사라고사-바르셀로나-프랑스 국경)이며, 마드리드-말라가, 마드리드-세비야 노선 및 바르셀로나-세비야, 바르셀로나-말라가 횡단 노선에서도 운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