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는 라틴어로 '독서'를 뜻하는 렉시오(Lectio)와 '신성한' 또는 '신적(神的)'을 의미하는 디비나(Divina)의 합성어로, '거룩한 독서' 또는 '성독(聖讀)'으로 번역된다. 여기서 '디비나'는 하느님의 말씀, 즉 성서를 가리킨다.
이는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영적 독서법으로, 단순한 정보 습득이나 학문적 연구와 달리 믿음을 전제로 하여 하느님 말씀을 내면화하고 영적 성숙을 도모하는 수행 방식이다.
유래 및 역사
렉시오 디비나는 현대에 새롭게 등장한 성서 운동이 아니라 초대교회 시기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구약 성서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으며, 신약 성서 저자들과 교부(敎父)들이 이를 계승하였다. 3세기 그리스 교부 오리게네스(Origenes, 185~253)와 12세기 카르투시오회의 귀고 2세(Guigo II, ?~1188)에 이르러 수행법이 체계화되고 집대성되었다. 특히 6세기부터 12세기까지 서방 교회의 수도 생활을 주도한 베네딕도회 전통 안에서 꾸준히 보존·실천되어 왔기 때문에 '베네딕도회의 전통'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 독서법은 중세 스콜라 철학의 영향과 반종교개혁 시기를 거치면서 약화되고 잊혀졌으나, 20세기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후 교의헌장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을 통해 모든 신자들에게 성경 직접 읽기와 기도로서의 독서가 강조되면서 다시 확산되었다.
수행 단계
귀고 2세가 체계화한 렉시오 디비나는 전통적으로 다음 네 단계로 구분된다.
- 읽기(Lectio) – 성경 본문을 주의 깊고 천천히 읽으며 말씀에 집중하는 단계이다.
- 묵상(Meditatio) – 읽은 말씀을 마음속으로 되새기고 숙고하며, 마치 소가 여물을 되씹어 소화하듯이 말씀을 내면화하는 단계이다.
- 기도(Oratio) – 말씀을 통해 현존하시는 하느님께 자연스럽게 기도를 드리는 단계이다. 발견한 약속이나 깨달음을 가지고 하느님과 대화한다.
- 관상(Contemplatio) – 말씀을 통해 하느님 앞에서 안식하며 하느님과의 일치를 체험하는 단계이다.
이 네 단계는 순차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단순한 독서를 넘어 전인격적인 영적 체험으로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의의
렉시오 디비나는 이탈리아 주교단 교리교육위원회가 "신학적으로 아주 튼튼하고 확실한 영적인 체험"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교회 전통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현대에 와서는 성직자와 수도자뿐 아니라 평신도들에게도 널리 권장되고 있으며, 한국 교회 내에서도 관련 서적 출간과 함께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