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본 5세(아르메니아어: Լևոն Ե, 1342년경~1393년 11월 29일)는 킬리키아 아르메니아 왕국의 마지막 군주이다. 뤼지냥 가문 출신으로, 프랑스어식 이름은 레옹 드 뤼지냥(Léon de Lusignan)이다. 키프로스 왕국의 국왕 위그 3세의 증손이며, 아버지는 존 드 푸아티에뤼지냥, 어머니는 조지아 바그라티온 왕가 출신 솔다네이다.
레본 5세는 1374년 9월 14일 킬리키아 아르메니아 왕국의 수도 시스에서 즉위하였다. 즉위 당시 왕국은 이미 내부 분열과 외부의 위협으로 심각하게 쇠퇴한 상태였다. 그의 재위 기간은 약 7개월에 불과하였으며, 1375년 4월 13일 맘루크 술탄국의 침공으로 수도 시스가 함락되면서 왕국은 멸망하였다. 이로써 킬리키아 아르메니아 왕국의 역사는 끝이 났다.
함락 이후 레본 5세는 가족과 함께 이집트로 끌려가 알렉산드리아에서 약 7년간 인질 생활을 하였다. 이후 카스티야 왕국의 국왕 후안 1세의 협상과 몸값 지불을 통해 석방되어 1382년 10월 유럽으로 향하였다. 그는 카스티야에서 마드리드, 비야레알, 안두하르 등의 영지를 하사받았으나, 후안 1세 사후 프랑스로 떠났다. 프랑스에서는 샤를 6세로부터 생투앵 성과 연금을 받으며 체류하였다.
레본 5세는 백년 전쟁 중이던 프랑스와 잉글랜드 사이의 화해를 시도하고 새로운 십자군을 조직하여 아르메니아 영토를 되찾고자 하였으나, 이러한 외교적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그는 왕위를 되찾지 못한 채 1393년 11월 29일 파리에서 사망하였다. 그의 유해는 파리의 셀레스탱 수도원에 안치되었으며, 이후 프랑스 혁명 시기를 거쳐 생드니 대성당에 그의 기념묘(케노타프)가 조성되었다. 그의 묘비에는 프랑스어로 "아르메니아 왕국의 라틴 왕 레옹 5세"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그의 사후 아르메니아 왕위 계승권은 키프로스의 제임스 1세가 주장하였다. 레본 5세는 역사적으로 킬리키아 아르메니아 왕국의 마지막 군주이자, 중세 아르메니아 왕권의 종말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