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듐(Radium)은 화학 원소로, 원소 기호는 Ra, 원자 번호는 88이다. 주기율표에서 2족(알칼리 토금속)에 속하는 원소 중 가장 무겁고, 7주기에 위치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안정 동위 원소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동위 원소가 방사성을 띤다. 순수한 금속 상태는 은과 유사한 흰색 계통의 무른 금속으로 나타나며, 방사성이 매우 강해 취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발견과 역사
라듐은 프랑스의 물리학자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부부, 그리고 공동 연구자 G. 베몽에 의해 1898년 우라늄 광석인 피치블렌드에서 발견되었다. 이들은 광석에서 라듐 혼합물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이후 1910년에 마리 퀴리와 드비에른이 염화 라듐을 수은 음극으로 전기 분해한 후 수소 기체 속에서 증류하여 최초로 금속 상태의 라듐을 분리하였다.
물리적·화학적 성질
라듐의 녹는점은 약 973 K(약 700 °C)이고, 끓는점은 약 2010 K(약 1737 °C)이며, 실온에서의 밀도는 약 5.5 g/cm³이다. 산화 상태는 +2이며, 전기 음성도는 폴링 척도 기준 약 0.9로 알칼리 토금속 특성을 보인다. 라듐은 공기 중에서 반응성이 마그네슘보다 크며, 물과 반응하면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고 수산화 라듐(Ra(OH)₂)을 형성한다. 염화 라듐(RaCl₂)과 브로민화 라듐(RaBr₂) 등 일부 화합물이 알려져 있다.
방사성 특성
라듐의 대표 동위 원소인 라듐-226은 반감기가 약 1,600년으로, 알파 붕괴를 통해 방사성 기체인 라돈으로 변환된다. 이후 여러 단계의 붕괴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안정한 납 동위 원소가 된다. 라듐은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을 방출하며, 같은 질량의 우라늄보다 약 백만 배 정도 방사능이 강하다. 또한 베릴륨과 핵반응을 일으키면 중성자를 생성하는 특성이 있어 연구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산출
라듐은 지구상에 매우 희귀하게 존재하며, 주로 우라늄과 토륨 광석에 미량 포함되어 있다. 우라늄 광석 10톤에서 라듐 1g도 채 얻기 어려울 정도로 극미량만 산출된다. 자연에서는 우라늄-238의 방사성 붕괴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만들어지지만, 계속해서 붕괴하기 때문에 농도는 매우 낮게 유지된다.
용도와 위험성
19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라듐은 시계 바늘과 숫자판에 칠하는 형광 페인트의 주요 성분으로 사용되었으며, 암 치료를 비롯한 의료 부문에도 널리 활용되었다. 그러나 라듐이 방출하는 고에너지 방사선은 인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 라듐이 체내에 흡수되면 칼슘과 유사한 방식으로 뼈에 축적되며, 방출되는 방사선이 골수에 손상을 주고 적혈구를 생성하는 조직을 파괴하거나 뼈에 암세포를 유발할 수 있다. 과거 형광 시계 문자판을 생산하던 공장에서 라듐을 다루던 노동자들이 방사선에 과다 노출되어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라듐-224, 라듐-226, 라듐-228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IARC에서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1군)로 분류된다.
현대에는 의료 및 공업 부문에서 더 안전하고 경제성이 있는 다른 방사성 물질이 라듐을 대체하고 있으며, 라듐은 극소량이 특수 연구 실험실에서만 취급되고 있다. 라듐-226은 반감기가 길고 방사능이 강한 특징 때문에 과거 방사선 치료에 사용되었으나, 오늘날 그 사용은 매우 제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