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바트(Dilbat)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현재의 이라크 영토에 위치했던 수메르 문명의 고대 도시이다. 현대의 지명은 텔 에둘레임(Tell ed-Duleim / Tell al-Dulaim)이며, 알카디시야 주(Al-Qadisiyyah Governorate)에 해당한다. 바빌론에서 남동쪽으로 약 14km 떨어진 유프라테스강 서쪽 강의 동쪽 제방 위에 존재했다.
딜바트는 기원전 2700년경 수메르 초기 왕조 2기(Early Dynastic II)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의 면적은 약 124헥타르였으며, 주민 수는 약 5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경제는 농업이 중심이었으며, 갈대 제품과 밀을 주로 재배하였다.
도시의 중심에는 지구라트(신전탑)인 에이베아누(E-ibbi-Anu)가 위치해 있었으며, 이는 여신 우라슈(Uraš)에게 봉헌되었다. 우라슈는 대지의 여신으로, 하늘의 신 아누(An)의 배우자로 여겨졌다. 다만 일부 문헌에서는 딜바트의 수호신이 동일한 이름의 남성 신 우라슈(Urash)였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딜바트는 길가메시 서사시(Epic of Gilgamesh)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역사적으로 딜바트는 고바빌로니아 시대에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다. 바빌론 제1왕조의 초대 왕인 수무아붐(Sumu-abum, 기원전 1894~1881년 재위)이 딜바트를 통치했으며, 그의 재위 9년에 도시 성벽을 건설한 기록이 남아 있다. 함무라비 법전의 전문(prologue)에서도 딜바트가 언급되며, 함무라비가 딜바트의 수호신 우라슈를 위해 창고를 가득 채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메소포타미아 천문학에서 '딜바트'는 금성(Venus)을 가리키는 아카드어 명칭이기도 하다. 이는 금성의 밝은 빛이 도시의 이름과 연관되어 천체 명칭으로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