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암흑시대(Digital Dark Age)는 디지털 시대에 발생하는 역사적 정보의 결핍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과거에 사용되던 파일 형식, 저장 매체, 소프트웨어가 구식화되거나 손상되고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역설적으로 디지털 시대일수록 과거의 정보가 소멸하거나 매몰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1997년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회의에서 테리 쿠니(Terry Kuny)가 "A Digital Dark Ages? Challenges in the Preservation of Electronic Informat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98년 롱 나우 재단(Long Now Foundation)과 게티 보존 연구소(Getty Conservation Institute)가 공동 주최한 'Time and Bits' 컨퍼런스에서도 논의되었다. '암흑기(Dark Ages)'라는 표현은 중세 시대의 기록 부족 현상에 비유하여, 디지털 형식으로 전환된 문서의 원본이 소실됨으로써 상대적 기록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용되었다.
주요 원인으로는 다음이 지목된다. 첫째, 독점적이고 구식화된 파일 형식(proprietary and obsolete file formats)으로, 특정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파일을 읽을 수 없게 되는 문제이다. 둘째, 저장 매체의 물리적 노후화로, 플로피 디스크, 레이저디스크 등 과거 저장 장치를 읽을 수 있는 하드웨어가 사라지는 현상이다. 셋째, 암호화(encryption)로 인해 복호화 과정이 추가적인 복잡성을 유발한다는 점도 지적된다.
역사적 사례로는 NASA의 초기 우주 탐사 기록이 자주 인용된다. 1976년 바이킹 화성 착륙선(Viking Mars landing)의 데이터가 담긴 자기 테이프는 10년 넘게 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었고, 이후 분석 시도 당시 데이터가 알 수 없는 형식으로 저장되어 있었으며 원래 개발자들은 사망하거나 NASA를 떠난 상태였다. 수개월에 걸친 해독 작업 끝에 복원되었다. 또한 아폴로 11호 달 착륙 당시의 원본 영상 테이프는 대부분 지워지고 재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남아 있는 영상은 이후 복사된 사본들뿐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1986년 BBC 돔스데이 프로젝트(BBC Domesday Project)가 있다. 1086년에 편찬된 원본 돔스데이 북(Domesday Book)이 9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읽을 수 있는 반면, 1986년에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 돔스데이 프로젝트의 레이저디스크는 이를 읽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드라이브가 희귀해지면서 수년 내에 읽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후 2002년 CAMiLEON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 컴퓨터에서 접근 가능한 시스템(DomesEm)으로 이식되었고, Domesday86 프로젝트가 추가적인 보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개방형 파일 형식(Open Document Format, PDF/A 등)의 표준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활용, 데이터 마이그레이션(migration), 그리고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와 같은 디지털 아카이빙 프로젝트 등이 있다.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 국립기록원(UK National Archives)과 협력하여 디지털 암흑시대를 방지하고 읽을 수 없는 수백만 개의 파일을 복원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구글 부사장 빈턴 서프(Vint Cerf)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 회의에서 데이터 보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모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표본을 보존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디지털 암흑시대 개념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데이비드 앤더슨(David Anderson)과 존 틸버리(Jon Tilbury) 같은 학자들은 이를 과장된 수사(alarmist rhetoric)로 보며, 디지털 보존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고 여러 기관이 장기적으로 중요한 디지털 정보를 지속적으로 발견하고 재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또한 일부 역사학자들은 '암흑기'라는 용어 자체의 역사적 부정확성을 지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