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메르카프롤(Dimercaprol)은 화학식 C₃H₈S₂O의 유기 황 화합물로, BAL(British Anti-Lewisite)이라는 약어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IUPAC 체계명은 2,3-비스(설파닐)프로판-1-올(2,3-Bis(sulfanyl)propan-1-ol)이다.
개발 배경
디메르카프롤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생화학자들이 개발한 화합물이다. 당시 독일군이 사용할 것으로 우려된 비소 기반 화학 무기인 루이사이트(Lewisite)에 대한 해독제로 비밀리에 연구되었다. 이 때문에 British Anti-Lewisite, 즉 BAL이라는 관용명이 붙었다. 개발 이후 비소 기반 화학 무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금속 중독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생화학적 기능 및 작용 기전
디메르카프롤은 킬레이트제(chelation agent)로 작용한다. 비소 및 기타 중금속은 체내 대사 효소의 티올기(thiol group)와 결합하여 킬레이트 화합물을 형성함으로써 효소 활성을 저해하는데, 디메르카프롤이 이 중금속들과 더 안정적인 킬레이트를 형성하여 중금속을 제거하고 효소 활성 장애를 회복시킨다.
의학적 용도
디메르카프롤은 다음과 같은 중금속 중독의 해독제로 사용된다:
- 비소(arsenic) 중독
- 수은(mercury) 중독
- 납(lead) 중독
- 금(gold) 중독
- 안티모니(antimony) 중독
과거에는 구리가 체내에 축적되는 윌슨병(Wilson's disease)의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급성 납 중독의 치료에도 사용된다. 다만 페닐수은이나 알킬수은 중독에는 효과가 없으나, 신장에서 수은을 제거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작용 및 한계
디메르카프롤은 자체적으로 독성을 지니고 있어 용량이 제한된다. 근육 주사 시 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주요 부작용으로는 신장 독성(신독성)과 고혈압이 있다. 또한 일부 기관에 비소를 농축시키는 문제가 보고되었다.
카드뮴(cadmium) 중독의 경우 디메르카프롤을 사용하면 오히려 신장에 카드뮴이 축적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독성 문제로 인해, 보다 안전한 유사체(예: succimer)의 개발 연구가 진행되었다.
약물학적 특성
디메르카프롤은 일반적으로 기름에 녹여 주사액 형태로 투여된다.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essential drug)에 등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