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니타스(Dignitas)는 라틴어 명사로, 여러 맥락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다. 어원은 라틴어 형용사 dignus(합당한, 적절한)에서 비롯되었으며, 기본 의미는 '합당함', '가치', '존엄', '품위', '위엄'을 포함한다. 이 단어는 크게 세 가지 주요 맥락에서 사용된다.
1. 라틴어 어휘로서의 디그니타스
라틴어 dignitas(dignitās, 3변화 자음어간 변화 명사, 여성형)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 가치, 공적, 합당함 (worth, merit)
- 적합, 적당, 적절 (fitness, suitability)
- 존경, 평가, 평판 (esteem, standing, rank)
- 존엄, 품위, 위엄 (dignity)
고전 라틴어 문헌에서 키케로(Cicero)는 디그니타스를 '타인의 경의와 존경과 공경을 받을 만한 정당한 권위'로 정의한 바 있다. 또한 키케로는 아름다움의 두 가지 유형 중 하나로 '디그니타스'를 남성적 아름다움(위엄 있는 아름다움)으로, '베누스타스(venustas)'를 여성적 아름다움(우아한 아름다움)으로 구분하기도 했다(『의무론』, De Officiis 1, 36, 130).
2. 고대 로마의 사회적 개념으로서의 디그니타스
고대 로마 사회에서 디그니타스는 남성 시민이 일생 동안 획득하는 개인적 영향력, 평판, 도덕적 지위, 사회적 위상의 총합을 의미하는 독특한 개념이었다. 여기에는 개인의 명성, 존경받을 권리, 공직을 통한 지위 등이 포함되었다. 이는 단순히 영어 'dignity'(존엄)로 직역되기 어려운, 고대 로마에 특화된 사회문화적 개념으로 평가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는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정당화할 때 자신의 디그니타스가 훼손되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삼기도 했다.
3. 스위스의 조력자살 단체로서의 디그니타스
디그니타스(Dignitas)는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조력자살(assisted suicide) 단체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 단체는 '죽을 권리'(right to die)를 주장하며, 의사가 작성한 진료 기록을 스위스 법원이 허가한 경우에 한해 대상자에게 조력자살을 제공한다. 1998년 5월 17일, 루드비히 미넬리(Ludwig Minelli)가 설립하였다. 이 단체는 스위스 외 국적의 조력자살 신청자도 받아들임으로써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죽음 관광(suicide tourism)'이라는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4. 현대 철학·법학에서의 디그니타스
현대 철학 및 법학 분야에서는 디그니타스가 현대적 '인간 존엄(human dignity)' 개념의 어원으로 연구된다. 학계에서는 고대 로마의 '높은 지위'라는 위상적(topological) 개념으로서의 디그니타스가 현대의 보편적 인간 존엄 사상으로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디그니타스 페르소나(dignitas personae, 인간의 고유한 존엄)', '디그니타스 후마나(dignitas humana, 인간의 존엄성)' 등의 표현이 현대 인권 담론에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