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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돼지

개요

돼지는 멧돼지(학명: Sus scrofa)를 가축화한 잡식성 포유동물로, 학명은 Sus scrofa domesticus이다. 전 세계에서 약 8억 4천만 마리가 사육되며, 돼지고기는 세계 육류 소비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식량 자원이다. 약 9,000년 전 중국과 근동 지역에서 가축화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어원

돼지라는 이름의 어원은 울음소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돼지의 울음소리는 현재의 '꿀꿀'이 아닌 '도도', '돌돌', '또또', '똘똘'으로 여겨졌다. 고구려시대에는 '도시', 고려시대에는 '돗', 조선시대에는 '돋' 또는 '돝'이라 불렸다. 이후 '돝'에 새끼를 뜻하는 접미사 '아지'가 결합하여 '도아지' → '도야지'를 거쳐 오늘날의 '돼지'가 되었다. 일부 지방 사투리에는 현재까지도 '도야지' 또는 '돝이'라는 표현이 남아 있다.

분류와 기원

생물분류학적으로 돼지는 척추동물문(Chordata), 포유강(Mammalia), 우제목(Artiodactyla), 멧돼지과(Suidae), 멧돼지속(Sus)으로 분류된다. 멧돼지의 아종인 집돼지는 서기전 7,000년경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의 야생 멧돼지 일부가 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돼지는 성격이 순하고 번식력과 발육이 우수하여 가축화에 유리했으며, 잡식성 습성상 유목 생활보다는 인간의 정착 생활이 시작된 시기에 가축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의 경우 고구려시대 한민족이 만주 지방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돼지를 기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통해 적어도 2,000년 전부터 돼지를 사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태와 생태

돼지의 몸은 다부지고 두툼한 목이 몸통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털은 거칠고 뻣뻣하며, 품종에 따라 검은색, 흰색, 갈색 등 다양한 털색을 가진다. 가죽은 상대적으로 두껍고 피부에 땀샘이 거의 없어, 체온 조절을 위해 진흙탕에 뒹구는 행동을 보인다. 눈은 작아 시력이 좋지 않으나 후각이 매우 예민하여 먹이를 잘 찾는다.

돼지는 발굽을 가진 우제류이며 4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꼬리뼈는 20~23개로 개의 꼬리뼈 개수와 유사하여, 돼지도 꼬리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번식 측면에서 돼지는 태어난 지 8개월 정도가 되면 짝짓기를 할 수 있으며, 암컷의 발정 주기는 18~24일로 연중 번식한다. 임신 기간은 약 113~116일이며, 개량 품종의 경우 어미돼지가 한 번에 7~20마리를 낳는다. 다 자란 돼지의 몸길이는 1~2m, 체중은 200~300kg에 달하며, 완전히 자라기까지 약 2년이 걸린다.

돼지는 지능이 높은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과학자들의 실험에서 돼지의 지능은 포유동물 중 대체로 상위권 수준으로, 개보다 높다는 보고도 있다. 대상 식별, 시간 지각, 공간 학습, 기억, 사회 인지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발성음의 크기는 최대 115데시벨에 달할 수 있다.

품종

전 세계적으로 돼지의 품종은 약 1,000여 종이 있으나,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개량 품종은 30여 종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널리 활용되는 주요 개량 품종은 다음과 같다.

  • 랜드레이스(Landrace): 원산지는 덴마크이며, 체형이 길고 새끼를 많이 낳아 어미 품종으로 적합하다. 흰색 털과 전방으로 처진 귀가 특징이다.
  • 요크셔(Yorkshire): 원산지는 영국이며 라지 화이트(Large White)라고도 부른다. 흰색 털과 곧게 선 귀가 특징이며, 환경 적응력이 우수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육되는 품종이다.
  • 두록(Duroc): 원산지는 미국 뉴저지주와 뉴욕주이며, 성장 속도가 빠르고 육질이 우수하여 아비 품종으로 적합하다. 털은 대체로 갈색이다.
  • 버크셔(Berkshire): 원산지는 영국이며, 털이 전반적으로 검은색이나 얼굴, 네 다리, 꼬리 끝의 6개 부위는 흰색이라 '육백종'이라고도 부른다. 육질이 우수하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생산에서는 요크셔와 랜드레이스 사이에서 태어난 돼지를 어미로, 두록을 아비로 활용하는 3원 교잡 방식이 널리 사용된다.

한국에는 흑색 털을 가진 재래 돼지가 존재하며, 일제강점기 개량 품종 보급으로 교잡되었으나 국립축산과학원이 1989년부터 육종 사업을 통해 복원하여 2008년 '재래종' 품종으로 등록하였다.

사육과 이용

돼지는 주로 식육과 피혁 생산을 위해 사육되며, 집약적 상업 사육에서 자유 방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농업 방식에 적응한다. 사육 온도는 일반적으로 18~24도가 선호되며, 이 범위를 초과하면 열 스트레스로 성장률과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다.

돼지고기는 담홍색 또는 회홍색을 띠고 연하며 지방이 많고, 비타민 B1 함량이 쇠고기의 약 15배에 달한다. 돼지고기 전체 성분 중 단백질이 약 20%를 차지하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인간 몸에 이상적인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부위별로는 뒷다리와 삼겹살의 비중이 높다.

고기 외에도 돼지의 가죽, 지방, 털, 내장 등은 의류, 비누, 화장품, 공업 원료 등에 이용된다. 최근에는 미니돼지가 애완용으로 길러지기도 하며, 돼지의 생체 구조가 인간과 유사하여 의학 실험 동물로도 활용된다.

문화적 의미

이슬람교와 유대교에서는 돼지를 부정한 짐승으로 보아 돼지고기 섭취를 금기시한다. 한국에서는 돼지가 십이지 중 열두 번째 동물인 '해'에 해당하며, 역사적으로 제사의 희생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돼지꿈은 길몽으로 여겨지며, 복의 상징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2015년 문화재청은 제주흑돼지를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하였다.

참고 문헌

  • 『삼국지』 위지 동이전
  • 『산림경제』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위키백과, "돼지"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세계의 돼지 품종해설집』(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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